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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케이채 Mar 07. 2020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서평이 독서의 끝이다 <9>


클래식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신문에 연재했던 컬럼들을 모아 출간한 책. 사실 국내 클래식 음악을 잘 듣지 않아 그녀에 대해 몰랐고, 음악을 워낙 좋아하지만 클래식쪽에는 지식이 좀 일천한 편인데 오히려 그런 이유로 읽기 시작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해 조금 더 지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책의 도입부에 사회 각계각층의 인사들의 추천사로 여러번 피아노도 잘치지만 글도 잘쓴다고 언급되었다. 그리고 과연 그녀의 글은 괜찮았다. 어떤 부분에서는 나의 글과도 조금 닮은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간결하게 떨어진다. 거추장스러운 구석이 없고, 당당한 자신감이 느껴져 좋았다.

초반부에는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등의 클래식 거장들에 대한 일화등과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삶에 대해 펼쳐져 나가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일반인도 어렵지않게 볼 수 있었다. 그러나 글이 뒤로 이어질수록 클래식에 깊은 조예가 없다면 와닿지 않는 표현이나 내용들이 비중을 차지해 조금 지루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클래식 거장들에 대한 몰랐었던 일화라던지,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클래식 뮤지션들에 대한 소개등은 무척 흥미로왔고 재미있었다. 음악을 직접 들으면서 읽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몇몇 뮤지션들은 찾아서 듣어보고 싶어졌다.

말미에는 피아니스트인 손열음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조금 나온다. 그녀가 특히 유명세를 탔던 것은 외국 유학을 통해서만 유명한 연주자가 나왔던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서 유일하게 국내 교육만을 이수한 연주자로써 당시 상을 타고 해외의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녀가 자라날때의 이야기등이 조금씩 펼쳐지는데 그 분량이 적어 조금 아쉬웠다. 사실 이 책에서 더 읽고 싶었던 부분인데 그 비중이 크지 않았다.

반면 책의 끝을 채우고, 나로 하여금 이 책에 대해 가장 아쉽게 했던 부분은 바로 본인의 '은사'들에 대한 글. 사실 책 전반에 걸쳐 계속 나오긴 하는데 이 은사들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그들만의 세계 같달까. 책의 시작인 추천사도 그랬는데 그녀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이 아닌 나 같은 독자에겐 올림픽 대표팀 귀국해서 앞자리에 국회의원들 쫙 세우고 찍는 사진 같달까.. 너무 입발린 느낌이었고 무엇보다 독자에게는 그닥 흥미로운 내용들이 아니었다.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야 당연히 가질 수 있지만 이 책에 이렇게 비중을 차지하게 넣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을 했다. 덕분에 이 책이 클래식 음악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그간 도와주신 은사님들에게 바치는 팜플렛 같은 이미지로 마무리된 것 같다는 개인적 감상.

개인적으로는 책 초반부 글들이 가장 좋았다. 그런 형식의 컬럼들을 더 쓰고 모아 보면 더 재미난 책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면서. 하지만 음악을 좋아한다면 읽을만한 책. 클래식 음악을 특히 좋아한다면 아마 후회는 없을 것.

17. 02 완독.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

-손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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