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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EONG Jun 21. 2024

그 사람도 사실은 뜨거운 사람

달라서 일뿐 무시당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로 참석한 세미나장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강의를 진행한 그분의 첫마디는 이랬다


"여러분. 온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까요?"


중고등학교 통틀어 가장 어려운 과목이 수학과 물리였는데, 내가 알 턱이 있을까.


"우리 몸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거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이 원자들은 가까우면 밀어내고 멀어지면 끌어당깁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거리가 어느 정도 멀어지면 끌어당기는 힘이 약해져서 다른 원자들과 떨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원자들은 열이 가해지면 운동이 아주 활발해집니다. 그렇게 활발해지면 질수록 거리가 멀어지는 원자들이 생기죠. 물이 끓어올라 수증기가 되는 것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평생 문과생으로 살아온 나에게 새로운 이야기였다. 


직장에 소속돼 다른 동료들과 일하며 살아간다. 모두가 각자가 바라는 대로 뜨거운 열정이 있고 각자의 시선에서 원하는 방향성과 생각들을 가지고 일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알듯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에 머릿속으로는 모두를 품고 존중하고자 해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조직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열의를 가지고 뜨겁게 움직인다.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의견을 나누고 협력한다. 마치 원자들이 서로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러다 보면 어느 누구는 떨어져 나가는 경우도 흔하다. 


"왜 저렇게 이야기할까?" , "왜 저런 식으로 하는 거지?" 등등의 이유로 그 사람과의 거리를 멀게 만든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은 물이 수증기가 되듯 떨어져 나가 사라져 버린다.  물론 스스로 무리에서 거리를 두는 사람도 있긴 하다. 그 사람이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사고방식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다. 어찌 사람이 모두가 똑같을 수 있을까.


그러나 그 사람 역시 나 못지않게 뜨겁게 움직인 사람이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라는 걸 절대 무시하지는 않아야 한다. 학교에서의 왕따, 조직 내에서의 왕따.... 무시... 상처... 무작정 그 사람의 겉만 보고 평가할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못하는 사람도 있고, 센스 있게 일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반대인 사람도 있다. 일단 이것만큼은 인정하고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세상은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약간의 거리를 일정하게 두고 서로를 잡아주며 발전하는 곳이다. 힘이 약한 사람과 강한 사람, 지시하는 사람과 지시받는 사람...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면 분명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협력할 수 있다.


오늘도 어디선가 무리에서 떨어져 나오는 사람이 있을 거다. 

그런데 정말... 그 사람도 잘하고 싶었고, 잘 어울리고 싶었던 사람이었을 거다. 분명 그 무리에서 뜨거운 열을 함께 느끼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싶었을 사람이었을 거다. 그것만큼은 인정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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