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주역
- 강기진
나라는 사람은 또래들보다 고차원적이고 나이에 비해 많이 깨쳤다고 생각했다. 소위 진짜 다 큰 줄 알았다. 지금의 눈으로 그 시절을 떠올리니 유치하기 짝이 없다. 미래 역시 지금을 떠올리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덜익은 과일이 달지 않고 깊은 맛을 낼 수 없듯 사람도 세월이라는 시간을 거치지 않고는 깊어지기가 어렵다. 물론 나이만 먹는 존재들도 많지만 연륜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는 시간을 겪어보지 않고서는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것이다. 인생엔 시기란 것이 있다. 가고 오고 울고 웃는 시기를 거쳐 완성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인생의 전반부는 열린 마음으로 계속 부딪쳐가며 세상을 공부했다면, 후반부는 확고한 마음으로 나의 소명을 펼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잘 여물어가야겠다.
역경을 읽으면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다.
<좋은 문구 발췌>
가치있는 일은 절대적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역경은 '역에 대한 경전'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역은 '세상 만물의 전개 법칙'을 가리킨다.
이 세상의 만물은 기립지물과 신기지물 둘로 나뉜다. 기립지물은 바위와 나무처럼 '기운에 의해 그저 서 있는 존재'를 말하고, 신기지물은 곰과 사람처럼 '정신이 기틀(몸) 속에 들어선 존재'를 말한다.
운이란 이루고자 하는 일을 예정대로 달성해 내는 힘이라고 했다. 사람은 그토록 운이 강한 존재다. 이것이 사람에게 부여된 갑기토운의 강력함이다.
유정한 사람, 섬세한 사람일수록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신 더욱 진하게 살고 있다.
하늘의 계시를 기록한 여정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의 결과를 길 흉 회 린 네 가지로 평가한다.
은나라의 점인들이 보기에 이 세상에 길흉이 존재하는 이유는 정한 사람이 이기도록 하기 위함이다.
산다는 것은 고통이지만 고통이 살아있게 만든다.
세상에서 제일 서러운 일이 무엇일까? 내가 나를 몰라주는 것이다.
천명은 무엇인가? 나의 우주를 이루어 준 나의 연들을 통해 하늘이 내게 비친 뜻이 나의 천명이다. 나의 천명은 나의 연들을 통해 내게 찾아오는 것이다.
군자는 낙천해야하고 또 낙천할 수 있다.
오늘 먹은 나의 마음이 과거와 미래를 모두 바꾼다.
자기 우주의 중심을 굳건히 세움으로써 나의 우주를 완성하고 내가 그 중심에 왕으로서 우뚝 섰을 때 나의 장단이 울려퍼지는 우주에서 사람들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며 춤을 추는 것이다. 이러한 나와 우주(인생)를 완성하는 것이 바로 나의 천명이다.
변화는 필요하지만 변화가 필요한 이유는 변치 않는 하나를 위한 것이다.
사람이 아닌 사람에게는 말을 섞지 말아야 한다.
기미를 이는 것, 그것은 신묘하도다. 기미라는 것은 미세한 움직임으로 길한 결과를 먼저 드러내는 것이다. 군자는 기미를 보고서 지으니 날이 다 저물어 버리도록 기다리기만 하는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