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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rah Dec 16. 2024

최고의 복

부모복보다 좋은 것

인생은 불공평하다. 누구는 태어나자마자 버림받고 누구는 좋은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란다. 누구는 머리가 좋아서 조금만 노력해도 성과를 이루고 누구는 아무리 해도 안 된다. 타고난 복이 많은 사람을 쉽게 따라잡기란 사실 어렵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수저론을 운운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자신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그럴듯하게 포장한다.  


부모복, 배우자복, 자식복, 인복, 건강복, 재물복, 공부복, 외모복 등 복은 종류도 많다. 다복한 사람도 있고 박복한 사람도 있다. 그런데 사람마다 최고라고 여기는 복이 다르다. 누구는 배우자복이 가장 좋다고 하고 누구는 재물복이 제일이라고 여긴다. 아픈 사람은 건강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는 그 중에서 부모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 성격과 가치관을 심어주는 핵심 시기인 어린시절부터 나와 가장 오랜 기간 함께 하는 사람은 부모이기 때문에 부모복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복보다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생각했다. 내가 부모복이 많아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배우자를 만나더라도, 아무리 재물이 많더라도, 아무리 외모가 뛰어나더라도 부모복이 없어서 자신의 자아가 흔들리게 되면, 좋은 인연을 놓칠 수도 있고, 탈재를 할 수도 있으며, 멋진 외모에도 불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안정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비슷한 레벨의 사람을 당기고, 건강과 재물관리에도 힘쓰며, 자기 개발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도 어린 시절의 힘든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는 노인들도 많은 걸 보면 부모의 역할은 사람의 인생을 거의 다 지배한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모복은 커녕 다른 복도 없는 사람 중에 모든 것을 극복하며 초인이 되어 정상에 서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스스로 대각하여 미친듯한 자기 수행을 하고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강인한 멘탈을 가진 자들이다. 그들에게는 우리가 말하는 복 따위는 가소로울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초월하여 다 해낼 수 있는 의지를 지닌 위버멘쉬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보면 최고의 복은 부모복이 아니라 타고난 강철 의지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운동을 하든 공부를 하든 나약한 정신상태로는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가 없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약을 먹고 어떻게든 살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그런 사람에게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한다고 말한들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정신력도 타고난 그릇이자 복이니까. 그렇다고 마냥 쉽게 깨지고 살 수만은 없다. 계속 자빠져도 계속 일어나기만 하면 된다. 죽어서 넋이 나가지 않는 한 정신은 한번씩 돌아오기도 한다. 영화 싸움의 기술처럼 많이 맞은 사람은 맷집도 세지고 더 잘 때릴 수도 있다. 어떻게든 질기게 버티다보면 좋은 운을 만나고 그 때는 활짝 피어오르게 된다. 흔들림을 즐기다보면 그게 곧 춤으로 이어질 날이 오기 마련이다. 멘탈복이 없이 태어나더라도 죽지 않고 희망을 품는다면 강해질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정신일도 하사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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