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31 누군가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
개봉 때부터 보고 싶었는데 타이밍을 놓치고 봐야지 미뤄만 두던 영화 '벌새'를 이제야 보았습니다. 영화 속 여러 인물들의 감정에 이입되어 화가 났다가 슬펐다가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영화였어요. 특히 주인공 은희의 시선에 비치는 그 당시 사회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동시대는 아니지만 내가 겪은 은희 나이 무렵은 어땠나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가끔 저는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요. 참 지금 생각하면 별거 아닌 일들이 그때는 어쩜 그리 크게 보이고 세상이 무너질 것만 같았는지. 그때는 어른들이 정말 이해가 안 되거나, 멀게만 느껴졌는데 그 당시 어른들이 지금의 저보다 훨씬 어리구나 하는 걸 깨달을 때. 이상하게 그 어른들의 마음이 이제야 이해가 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때의 엄마, 그때의 선생님이 그런 마음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요.
영화가 끝난 후 살면서 제게 영향을 준 사건과 사람들에 대해서 떠올려 봤습니다. 부모님과 가족들, 학교 친구들, 선생님. 크고 작은 사건들, 대화들이 떠오르면서 괜히 뭉클하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힘들었던 순간들이 생각났어요. 그러면서 동시에 참 고맙다는 생각이 함께 들었습니다. 그래도 그때 나에게 이렇게 말씀해주신 선생님이 계셔서 다행이었구나, 그 시절에 친구들이 늘 함께여서 힘든 걸 견뎌낼 수 있었구나 하는 마음이 교차했어요.
영화 속 은희가 좋아하는 선생님이 은희에게 해준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다만 나쁜 일이 닥치면서도 기쁜 일들이 함께 하고, 우리들은 늘 누군가를 만나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 세상은 참 신기하고 아름답다."
이 말처럼 우리는 이렇게 늘 누군가와 만나고 나누기 때문에 상처 받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에게 의지하고 힘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여러분의 오늘도 누군가와 좋은 이야기와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 모든 벌새의 날갯짓을 응원하는 나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