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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날 Sep 14. 2020

내가 쓰는 스얼레터 #37

20.09.14.  맑은 가을의 시작을 마주하며


어제 하늘을 보셨나요? 파랗고 높은 하늘에, 하얀 구름까지. 마스크를 쓰고라도 산책하러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날이었어요. 드디어, 아니 벌써 가을이 왔음을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 지난했던 것 같아요. 태풍이 끝났는데 다음 태풍이 오고,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침수지역이 생기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피해를 보고, 그러다가 또 너무 더운데 마스크까지 써야 하는 상황들이 이어졌죠. 날씨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크고 작은 일들이 유난히도 많이 우리를 괴롭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그래도 훌쩍 여행을 떠나 일상을 벗어나기도 하고, 야외 음악 페스티벌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도 했을 텐데. 그런 것들은커녕 친구들도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고, 맛있는 식당이나 카페에도 마음 편하게 갈 수가 없었으니까요. 


특히 사람을 만나고, 모으고, 함께하는 일이 많은 저는 사실 지난봄부터 여름까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이 바쁘고 많아서 지친 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는 지금은 하면 안 되는 일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할 수가 없어서 그랬나 봐요. 이랬던 적은 처음이라 마음이 불편한데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도 몰라 나름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아등바등했던 것 같습니다. 


가을이 되면 괜찮아질 거로 생각하고 일정을 미뤄두었던 것들을, 평소와는 다르게 준비하고 하나씩 시도해보면서 요즘은 새로운 활력을 느낍니다. 어쩌면 앞을 장담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의 환경이, 우리의 마음이 변화된 시도를 허락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동기부여를 얻습니다. 


지난 주말 하늘을 바라보며 햇살 아래를 걷다 보니 행복한 마음과 함께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일과 생활이 지금 환경에 어떤 변화를 겪고 계실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맑은 하늘 올려다보면서 다시 힘내서 가을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우리 모두에게 가을 하늘만큼이나 맑은 날이 머지않았음을 간절히 바라봅니다.


- 파란 하늘 덕분에 활력을 되찾아 기분 좋은 나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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