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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ish Mar 23. 2024

40대를 준비하는 자세

전문가냐, 샐러리맨이냐.

"회사에서 승부하는 것으로 승부할지, 전문가로 커리어를 가져야 할지 방향 설정을 대략 하라." 신수정 KT 엔터프라이즈 부문장이 자신의 링크드인에 남긴 글이다. 40세를 불과 1년 남긴 나는 이 말에 100% 동의한다. '전문가'가 될지, '샐러리맨'으로 남을지 선택의 순간을 얘기하는 것이다.




회사 생활이 체질에 맞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냐만은, 13~14년에 이르는 직장 생활을 돌이켜보면 '배움의 연속'이었던 거 같다. 직장 경력 1~10년이 '배움의 시기'였다면, 10년을 넘어서부터는 '인화'를 배우는데 더 시간과 에너지를 쓴 거 같다.


그런데 근래 들어 전문가냐, 샐러리맨이냐의 고민이 깊어진 건, 최근 책을 출간하게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나의 밥벌이(본업)를 하는 과정에서는 '부끄럽지 않은 동료'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한다. 역량과 관점으로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며 돋보이는 것도 물론 좋지만, 결과물보다는 팀워크에 기반한 '신뢰 빌딩(Building)'에 요즘 더 신경쓴다.


그러나, 어디선가는 오랜 커리어와 연구 경험에서 나온 나만의 역량을 발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 결과물은 책, 논문, 혹은 무언가가 될 수 있다. 특히 책을 쓰는 과정에서 내 전공 지식을 체계화시키는 경험을 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내가 20대 중후반부터 30대에 이르기까지 어떤 방향으로 살아왔느냐인 거 같다. 10여 년에 이르는 커리어에서 내가 부서 인사이동, 이직 등 모든 선택에서 늘 바라는 결과를 얻은 건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조직에서 지내면서 키운 역량과 관점을 어떻게 빌드업하느냐는 40대를 바라보는 나의 몫으로 남는 거 같다.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원치 않거나 꺼렸던 부서에 속했을 때 오히려 배움이 컸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 언론사 기자 시절 비취재 부서에 있을 때 시작했던 경제학 석사는 현재 경제 연구자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으며, 직전의 대기업에서 일했던 경험은 결과적으로 내 전문성(재벌기업 분석)에 현장 경영 지식을 안겨줬다.


요약하면, 과거 10여 년에 이르는 커리어 경험에서 내가 내린 선택과 결과는 '어떤 식으로든' 40대의 내 커리어에 하나의 방향성을 부여해주고 있는 거 같다. 중요한 것은,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꾸준하게 지내고, 주변의 것을 겸허하게 흡수하며 지내는 자세 (attitude)라는 것이었다.




조만간 40대에 접어드는 나는 전문가이냐, 샐러리맨이냐에 대한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주위 의견을 늘 경청하고, 도움이 되는 존재로 지내면서 조금씩 '사람의 그릇'을 넓히는 훈련을 거듭하는 것이 중요할 거 같다. 더욱 현명한 40대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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