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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아 Nov 11. 2016

나의 새 집에 간다.

아무 것도 없는 그 집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집이 특별한 의미이겠지만,

나에게 집, 내 방, 내공간은 정말 특별한 공간이다. 

왜냐 하는 슬프고 모순적인이야기들은 각설하고. 30살 나는 드디어 나만의 온전한 공간을 갖게 되었다. 내 집, 내 방, 내 물건, 내 소유 내 명의, 전입신고, 등등 낯설지만 나만이 할 수 있고 나만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아주 작고 높은 공간이 생겼다. 



내가 무엇을 잘할지를 가늠할 수 없어서 여러가지 수업을 들은 것 처럼, 내가 어떤 주거형태를 선호하는지를 알기 위해 다양한 숙박시설을 그리도 찾았나 보다. 부모님의 집이 아닌 다른 나만의 주거공간. 서울의 힙하다는 호텔은 모두 숙박해 보았고, 유행하는 게스트하우스 형태, 쉐어하우스 형태의 룸도 숙박했다. 그리고 나는 방의 크기, 컨디션보다 방 한면의 작은 유리창에 보이는 view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얼마나 깨끗하고 멀리 보이는지, 바람이 들어오는지. 

한잔의 커피 한모금의 위스키가 얼마나 달라 보이는 지 등. 




창밖의 뷰는 그런 것이다. 내방에 내가 살 수 없는 나만의 액자. 나만의 그림. 나만의 풍경. 

어쩌면 그를 위해 나는 이리도 오래 얽매였고, 혼자 살아지지 못했나보다. 

2017년 11월 12일. 나는 그 새로운 공간을 드디어 시작하게 되었다. 나만의 공간에서 새로운 삶, 행복한 순간을 꿈꾼다. 얇팍한 월급 봉투로 좌지우지 되는 삶이고, 나에게 과분한 월세에 허덕이겠지만. 그래도 오늘을 즐겁게 살 수 있다면, 오늘 내가 좋아하는 침대에서 좋아하는 의자에서, 좋아하는 영화 한편을 보고, 라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면. 




나는 오늘보다 내일 더 나은 삶,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더 영리하게 씩씩하게. 더 단단하고 튼튼하게. 

오늘 나의 부천집에서의 마지막 잠을 청하고. 나는 내일 슈퍼우먼이 되러 나의 새 집에 간다. 아무 것도 없는 그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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