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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효수 Mar 22. 2018

김치부침개

먹고 싶은 음식

오늘 눈비가 주륵주륵 내렸다. 이런 날 김치부침개가 먹고 싶다. 왜 하필 비오는 날이면 기름진 김치부침개가 먹고 싶은걸까? 비는 불편하지만 비가 주는 감성은 우리 맘을 적신다. 우리는 비오는 날 전집에서 막걸리에 부침개를 먹는 것에 대한 공통된 심상이 있다. 약간 젖은 모습으로 가게에 들어와서 반가운 친구를 만나서, 비가 와서 약간 습한 공기와 부침개 냄새를 맡으며, 걸쭉한 막걸리 한잔에 오고 가는 실없는 이야기... 우리가 가진 비오는 날 부침개에 대한 심상일 것이다. 비오는 날 느낀 김치부침개에 대한 또 다른 감성은 반가움이다. 비오는 날씨는 모두 밖으로 나가기 꺼리는 날씨이다. 하지만 이럴 때 불러도 나오는 친구는 정말 친한 친구이다. 막역해서 귀찮음도 잊고 나오는 친구가 주는 기쁨도 부침개가 주는 감성이다. 


김치를 기름에 튀겨서 먹는 것은 맛있다. 기름에 배추가 튀겨지면서 배추의 단맛이 살아나와 단짠의 맛이 김치부침개에 베어들게 된다. 또한 지용성인 고추의 캡사이신이 녹아들어, 너무 매웠던 맛도 알싸하게 바뀐다. 기름과 밀가루가 주는 고칼로리의 포만감은 우리 배를 든든하게 채워준다. 이러한 맛의 조화는 목 넘김이 좋은 막걸리 한모금과 함께 먹으면 그날의 피로가 쑤욱 내려간다.


우리가 흔히 아는 "전"은 한자어이다. 부침개는 순수 우리말로 방언으로는 지짐 등이 있다. 부침개는 전통적으로 고급 음식이다. 기름이 귀했던 과거에 부침개를 만든다는 것은 매우 재료가 많이 드는 요리였다. 하지만 현대에는 식용유가 많이 보급되어 우리가 비올 때마다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전통이 현대인에게 주는 비오는 날의 감성을 오늘 느껴보고 싶었다. 다음에 봄비가 내릴 땐, 친한 친구를 불러서 김치부침개, 막걸리에 이야기를 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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