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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잉맘 이다랑 Aug 16. 2018

12.아이에게 버럭하는 나! 왜 자꾸 그럴까?



낮버밤반.
한동안 유행하던 단어였어요.
낮에 아이에게 버럭버럭버럭 하고!




밤에는 반성한다는 그런 의미지요.




엄마라면 마냥 웃어넘길 이야기가 아니예요.  그죠? 버럭버럭은 정말 많은 엄마들의 고민이예요. 안그러려고 매일 다짐하지만,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빼~~~~~엑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곤 하죠. 그렇게 매일 미안함이 쌓이다보면 죄책감이 되고, 엄마로서의 자신감도 추락해요. ㅠㅠ



우리는 오늘부터 엄마인 우리를 자꾸 자신없게 만드는 이 감정조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볼꺼예요.



버럭! 이 뭔가요?



버럭은 뭔가가 확 하고 갑자기! 터져나오는 느낌이예요. 아이에게 버럭 하고 화를 낼 때 마치, 마음속에 어떤 버튼이 나도 모르게 눌려져 버리는 느낌이기도 하죠.

그렇게 <버럭버튼>이 눌려 버럭 하고 나면, 감정조절에 실패했다 라고 느끼게 돼요.


그렇다면 <버럭버튼>이 눌리지 않으려면, 감정조절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나쁜 감정들이 생길 때마다 올라오기 전에 꾹꾹 밑으로 눌러버리면 되는걸까요?



NO NO!! 그렇지 않아요.
감정이 나오지 못하게 눌러서 없앨 수만 있다면 너무너무 좋겠지만 감정은 그렇게 만만한 녀석이 아니거든요.

무조건 누르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겨요..!



첫째는 감정이 다른 녀석으로
변신을 할 수 있어요.



감정은 누른다고 없어지지 않거든요 빠져나가지 못한 채 우리 안에서 계속 살아요.

그런데 음식을 그냥 계속 놓아두면 어떻게 되나요? 상하게 되죠? 성질이 변하게 돼요.
그것처럼 감정을 계속 데리고 지나다보면 이 녀석도 다른 모양으로 변하게 된답니다.

처음엔 질투나, 억울함 그런 감정이었는데 계속 데리고 있는 동안  분노가 되어버려요. 죄책감이 되어버리기도 하고요. 그러면 우리는 원래 이 감정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원래는 어떤 녀석이었던건지 알 수가 없어요.
감정은 점점 다루기 어려운 것이 되어버리죠.



두번째는 예상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버럭 빠져나와요.


감정은 계속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요. 언젠가 나가야지 하면서요. 그러다보니 결국 제대로 나가야할 때 나가지 않고 이상한 타이밍에 나가게 돼요. 별로 화를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버튼이 똬악! 눌리거나, 아니면 만만한 상대를 만났을 때 튀어나가고 말죠.


결국, 감정이 그때그때 다루어지지 못하고 억눌리게 되면 쌓이고 쌓여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결국엔 이 감정 덩어리가 나도 모르게 <버럭버튼>을 수시로 누르게 되버린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1) 감정을 아는 것 부터가 먼저예요.


아이에게 감정조절을 가르치기 위해 어떻게 하라고 배우셨어요? 아이에게 감정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라고 하는 이야기 들으셨죠?

그거 왜 하는 걸까요? 바로 이게 바로 분노야, 슬픔이야, 질투야, 이렇게 감정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서예요.

우선 이것이 뭔지 알아야 대책을 세우든, 조절을 하든 할테니까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흔히 감정노트를 권해요.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눈에 보이게 바라보는게 필요하죠.

이렇게 감정노트가 있기도 하지만, 꼭 이렇게 하지 않아도 돼요. 그냥 간단하게 다이어리나 SNS 에 내가 오늘 느낀 감정 3가지 정도를 한번 적어보는 거예요.

저도 엄마들과 수업에서 이거 함께 많이 해보곤 하는데요, 정말 쉽지 않아요. 매일 쓰는것도 어렵지만, 생각보다 오늘 내가 느낀 감정 세가지를 꼽는거 자체가 어렵답니다.

어렵다는건 그만큼 우리가 우리 마음과 친하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하지만 감정을 적다보면 정말 신기하게도, 감정과 친해지게 돼요. 그리고 매일 감정이 쌓이면 감정에도 흐름이 있고, 내가 주되게 느끼는 감정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답니다. (요건 다음주 포스팅에서!)

한번 시도해보세요!

우리는 감정때문에 자괴감 느낄 때마다, 이걸 조절해야지!!!!! 라고 생각하지만 조절은 그렇게 뚝딱! 되는 것이 아니예요

감정이 뭔지 알아야 (인식)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고(수용)
그래야 그 감정을 다룰 수 있게 돼요 (조절)

2) 범인은 감정이 아니고 행동이예요.


아이에게 화를 내다니, 난 진짜 나쁜엄마야.

화내고 버럭버럭 하면 너무 속상하잖아요. 그러다 보면 우린 -화- 라는 녀석을 원망하게 돼요.



그런데 사실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어요. 감정 자체에는 죄가 없죠.

감정은 마치 의자와 같아요. 의자에 다리가 전부 있어야 균형있게 서 있고 기능을 하듯,
감정은 골고루 다 있어야 우리 마음이 건강하게 기능해요. 그렇기에 분노나 슬픔이나 질투같은 감정이 꼭 나쁘고 필요없는 것은 아니예요.

문제는 그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행동)에 있죠.

*한번 생각해봐요. 이런 엄마가 있어요

연말부터 연초까지 연일 계속 되는 독박육아에, 아이 둘을 보며 끙끙거리는 엄마가 있어요. 아이들은 방학이라 하루종일 숨쉴틈이 없죠. 애들이 번갈아가며 독감을 앓더니 결국 그 기운이 엄마에게 온 것 같은데 잠시도 약먹고 쉴 틈이 없어요.

그런데 남편은 오늘도 야근이래요. (좌절 ㅠㅠ) 아이들을 빨리 재우고 싶어서 씻기도 닥달하는데 좀처럼 잠을 자주질 않아요. 결국 계속 어지르며 사고 치는 아이들에게 못할 소리르 하며 버럭 소리를 지르고 궁뎅이를 마구 때린후 울며 재우고야 말았어요. 아이를 다 재우고 난 후 엄마에게는 미안함과 속상함이 밀려오죠.


이 엄마가 너무 화가난 것이 잘못일까요? 사실 이 상황이라면 우리 중 누구라도 화가 당연히 날거예요. 이 상황에서 화가 난 엄마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요? 그럴 수 없을거예요.

엄마가 느낀 "화" 라는 감정은 잘못이 없어요. 하지만 화가 더 커지기 전에 다루었거나, 혹은 화를 다른 방식으로 냈더라면 우리가 조금 덜 미안하고 속상했겠지요.


우리가 조절해야하는 것은 그래서 "화"라는 감정이 아니라, "화를 내는 방법" 인 행동이예요.


"아마 누구라도 이 상황이면 화가 났을거야. 너도 화가 날 수 밖에 없었어. 하지만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으면 좋았을꺼야"



아이에게 해주는 공감이 우리에게도 필요해요.


엄마인 우리 자신에게도

공감이 필요하죠.


공감받아야, 우리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을) 조절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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