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개항장 프로젝트
평범한 직장인 M씨는 지방공기업에서 관광활성화 업무를 하고 있었다. 인천이라는 도시는 참으로 희안한 도시이다. 항구도시라고는 하나 바다를 보려면 멀리 나가야 한다. 공항도시라고는 하나 공항은 서울 소유에 가깝다. 과거 역사가 있으나 아직 사람들은 잘 모른다. 미래가 있다고 하는건 송도국제도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삼둥이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그중에서도 최근에는 차이나타운이 그래도 최고의 관광지가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오곤 자동차를 타고 오곤, 단체버스를 타고도 온다. 많이 온다.
그러나 바로 옆에 개항장이라 불리는 곳에는 가지 않는다. 동선이 반대로 나 있기도 하고, 뚜렷한 컨셉이 없기도 하다. 우리는 나름의 오래된 문화가 있다고 주장하나, 지난번에 데리고 간 중앙기자는 그냥 인천거리 같은데요라고 말하여 달리 할 말이 없다.
개항장은 1883년 제물포항이 개항하면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합병이 되면서 여러 일본식의 건축물들이 들어섰다. 백인들도 와서 여러 건축물들을 세우고 자기네들의 영역을 넓혀갔다. 해방이 되었을 1945년의 모습을 보고 싶으면 관동갤러리를 추천한다. 홍예문을 거쳐 자유공원에 올라가면 1955년 인천상륙작전을 볼 수 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근대화의 역사의 무대 그자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그러나 중앙기자를 데리고 갔을 때에는 컨셉이 너무 브로드한 느낌이었다. 차이나타운은 중국풍이다 라고 하면 알아들었다. 그러면 개항장은 무엇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게 없었다. 고민하던 중에 한 가게를 들어갔다.
1910년 정도, 그러니깐 100여년 전에 세어진 얼름창고였다고 한다. 그걸 허물지 않고 기본 골격만 남겨둔채 다소 현대적인 감각으로 고쳐나갔다. 그곳 주인은 그것을 '재생'이라고 했다.
맞다. 재생이었다. 재생이라는 컨셉을 이 개항장에 불어 넣어야 한다. 개항장을 다 부수고 하는게 아니라 보존이냐 개발이냐 하면 둘다 아닌 것이다. 바로 재생이었다. 그러나 도데체 재생이 뭐고, 이를 어떻게 도시에 적용시키느냐가 안건이었다.
그리고 교회를 갔다. 거듭나라(Born Again). 꽃의 아름다움은 일시적이며 영원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거듭나야 한다.
우선적으로 우리가 할 일은 개항장에 있는 오래된 건축물들을 찾아 새롭게 의미를 부여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전까지는 은행이나, 우체국 등 알려져 있는 곳을 중심으로 보존작업을 해 나갔다. 그러나 얼음창고나 곡물창고 등 잘 알려지지 않는 건축물이나 지금도 쓰여지고 있으나 그곳이 100년 된 건출물인지 모르는 곳을 찾아서 새롭게 포장을 해야 한다. 그렇게 오래된 것에 새롭게 의미부여를 했을 때, 새롭게 거듭날 수 있다.
재생은 단순한 재생건축이나 도시재생의 개념이 아니다. 화려했던 순간을 다시 살리는 작업니다. 다시 생명을 불러넣는 작업이다. 영원으로 거듭나는 작업이다. 다시 태어나는 작업이다.
"우리는 한때 화려했었다. 그러나 꽃은 지고 지금은 고목만 남아 있을 뿐이다. 다시 살려야 한다. 그냥 죽게 남겨둘 순 없자나. 거듭나라. 거듭나라. 개항장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