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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 성은 Jul 29. 2018

퇴근했어? 어디야?

부암동 성곽마을 삼층까페



"퇴근했어? 어디야?"






나를 설레게 하는 이 두 마디.


남자 친구냐고?

아니, 친자매 같은 내 친구 K야.



K랑은 한 달에 두세 번쯤 만나는 것 같아. 평일날 퇴근하고 말이야.

6시가 좀 넘어가면 나든 K든 연락을 하지. 퇴근했냐고, 어디냐고, 오늘 볼까 하고 말이지.

날씨가 좋아 이대로 집에 들어가기 아쉬워서, 회사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쳐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서, 설레는 사랑 얘기를 하려고도 만나. 만나는 이유는 그때그때 달라.







근데 말이야. 이 날은 바람이 솔솔 불어 부암동에서 만났어. 부암동은 사실 나에게 좋은 기운을 주는 동네이기도 해.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풀게. 아무튼 오늘 간 곳은 검색 잘하는 K가 알아낸 성곽마을 삼층까페.

저녁에 가서 완벽한 경치는 즐길 수 없었어. 카페 앞쪽으로는 인왕산이 보이고, 뒤쪽으로는 북악스카이웨이 가는 길이 있어. 다음에 낮에 가면 인왕산 경치를 담아올게. 기대해도 좋아.







나는 어김없이 라떼 한잔을 시켰어. 가장 좋아하는 커피지. 우유보다는 에스프레소가 많이 들어간 것을 선호해.

우리는 라떼와 에이드가 놓인 트레이를 들고 사진이 잘 나오는 자리를 골랐어. 이리저리 구도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어봤어. 카페 뒤의 푸른 풍경은 동영상으로 담았고. 오늘도 나는 K의 카페 고르는 실력에 박수를 치며 감탄했지. 이렇게 잘 맞는 카페 메이트가 또 있을까 싶어.


이 날 마신 커피는 유독 고소하더라고. 마음에 드는 장소, 편한 사람, 시원한 바람 이 모든 것이 적당 해서였나 봐.

아무리 맛있는 커피더라도 이 모든 것이 맞지 않았다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커피는 아니었을 거야. 그저 어느 날 저녁 우연히 마신 커피 한 잔이었겠지.







이처럼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 한 잔에는 이야기와 분위기가 담겨. 이 날 나의 라떼에는 나와 K의 회사 얘기와 연애 계획이 담겼지. 회사 얘기가 한 스푼 정도였다면, 연애 계획은 열 스푼 정도 됐을 거야.

아니다, 멜로망스 노래를 크게 틀고 북악스카이웨이로 올라가는 오픈카 안 커플을 보며, 두 스푼 추가했어.


이런저런 수다를 떨다가 밤 9시 25분이 되어서야 카페 밖으로 나왔어.

연애가 점점 어렵게만 느껴지는 난 다시 연애 의지를 불끈불끈 내세우며 다짐을 했어.







"자매님, 나 7~8월에 꼭 남자 친구 만들어서 북악스카이웨이 간다? 진짜 이 꿈을 이뤄볼게."

"...녹음 중..."



어떡하지?

벌써 굿바이 7월, 헬로우 8월.


K! 나 연애할 수 있을까?



- K의 휴대폰에 녹음된 나의 연애 의지가 슬금슬금 줄어드는 한 여름밤에 씀.





그날의 카페 '성곽마을 삼층까페' Point.


 멋진 풍경화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드는 카페.


 밤보다는 햇살 좋은 낮에 오면 좋은 카페.


 부모님 모시고 오기에도 좋은 카페


 주차가 가능해 이용이 편리한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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