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사소하지만 그것에 의해 아이들이 기운을 얻거나 앞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기장, 알림장, 글쓰기 노트, 학습노트 등 이런 것들은 아마도 초등학교 대부분의 교실에서 사용이 될 것이다.
별거 아니지만 간단한 방법으로 아이들의 노트들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바로 라.벨.지.
나는 라벨지를 학기초에 여기저기 노트에 많이 붙여주는데
붙여주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다른데다 옮겨쓰지 말 것>
<꾸준히 한노트에 한가지 목적으로 쓸 것>
각각의 노트를 용도에 맡게 사용해야 지속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그러기 위한 밑작업으로 라벨지를 사용한다.
라벨지는 되도록이면 교실학생수와 비슷한 개수의 칸이 있는 라벨지가 편하다.
1. 일기용 라벨지
일기에 라벨지를 두개를 붙인다.
첫번째는 일기장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과 두번째는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다.
일기장에 붙여주는 것은 순전히 내 개인적인 경험과도 관련이 있는 건데.
나는 6살때부터의 일기가 집에 다 있다. 이걸 꺼내서 읽다 보면 신기함과 더불어 즐거움이 있다.
그래서 일기는 지금도 중요하지만 10년 20년 뒤에 더욱 즐거울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전에는 "10년, 20년 뒤에는 보물이 될 1년의 드라마" 라고 이름을 붙였었는데
이번에는 살짝 바꾸어서 "차곡차곡 쌓이면 보물이 될 1년의 드라마" 라고 이름을 붙였다.
아래 사진은 예전에 썼던 문구다.
2. 이름표
이름이 적힌 라벨지에는 몇가지 정보를 넣어준다.
세줄로 나누어 적는데 첫번째는 우리 교실의 컨셉, 두번째는 학년 반 번호, 세번째는 이름인데 내 핵심은 첫번째와 세번째이다.
첫번째는 우리반 컨셉 그러니까 "진영제국"을 적어준다. 다만 저학년일 경우는 진영마을이라고 완화해서 적는다..;;;;
세번째의 이름을 적는 것은 당연한데 이게 왜 핵심이냐면 그냥 이름을 적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생각하는 문구를 같이 적어주는 거다.
이를테면
"잘생겼다! 김진영"
"미남이 될 정우성"
"의사가 될 김건모"
이런 식으로 말이다.
(다만 이것은 아이의 창의성을 꽤 많이 탄다. )
다음 사진은 예전에 예시로 내 것을 보여준 것이다.
1번과 2번을 일기장에 조합하면 다음 사진처럼 보이게 된다.
3. 두줄 글쓰기
2년전부터 두줄글쓰기를 시작을 했는데 2학년 아이들에게는 라벨지에
"꾸준히 쓰다보면 도움이 될 두줄 글쓰기" 로 붙여줬던 거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5학년이고 두줄 글쓰기의 규칙을 좀 정해 놓은 터라
"나를 돌아보고 내 자신과 이야기 할 수 있는 두줄 글쓰기" 라고 크게 라벨지로 출력해서 줬다.
크게 붙이면 자신이 없는지 작게 오려서 붙이는 친구도 있었다.
두줄글쓰기 안쪽에는 어떻게 쓰는지 설명하는 라벨지를 붙이도록 하였는데
이걸 붙이는 과정에서는 아이들의 개성이 드러난다.
4. 알림장
알림장은 부모님과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본다. 그래서 알림장에는 다음과 같이 적어 놓았다.
그냥 알림장이라고 하면 학생들은 뭐에 쓰는지 잘 모를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부모님께 보여드려야 한다는 걸 강조해 봤다.
알림장에는 이름표도 붙이게 하는데 학생들이 자유롭게 여기저기 붙인다.
부록1. 칠판
칠판은 라벨지로 하지는 않았으나 다음과 같이 붙여놓았다.
이것은 원래 문구는 다른 거였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던 형네 교실에 놀러갔다가 완전 반해서 문구를 기억나는대로 만들었는데 저거였다. 원래 문구는 "틀려도 괜찮아 너의 생각을 말해봐. 항상 소중한 너니까." 였나? 그랬던 듯 하다.
이걸 교실 앞에 붙여놓으면서 나는 관대한 교사의 이미지를 가져보려 했다.
또한 칠판에 내 캐릭터를 붙여놓음으로서 내가 없어도 나는 언제나 너희와 함께 한다는 식의 컨셉을 잡아놓았다.
부록2. 투명라벨지
- 사물함
교실 상황에서는 투명라벨지를 이용하여 아이들 작품이나 사물함에 붙여줄 수 있다.
투명라벨지는
사물함에 붙일 때 장점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종이라벨지와 다르게 미관상 보기 좋다. 뒤를 그대로 보여주기에 꾸밀 필요가 없다.
두번째는 뗄 때 지저분하지 않게 뗄 수 있다.
- 아이들작품
투명라벨지로 작품 전시도 가능한데 이때의 가장 큰 장점은 작품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라벨지라서 붙이기도 쉽고 말이다.
이런 방법들이 아이들의 수업에 어떤 효과가 크게 있는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검증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집에 가서 자기 전에 이불을 덮었을 때 그날 (일을 생각하며 '피식' 웃게 만들 수는 있지 않을까?
또한 교사 스스로 이런 것을 하면서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도 있을 듯 하다.
정말 간단한 방법으로 뭔가 특별해보기를 원한다면 바로 해보시길.
ps. 혹시 선생님들의 간단한 팁이 있으면 댓글로 소개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