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교양독서>, 머메이드출판사
독서에세이, 서평집은 웬만하면 찾아 읽는 편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이 무슨 책을 읽는지 늘 레이더를 세우고 있으니까. 자기 취향에 맞는 책을 딱 맞춰 추천받을 때의 기쁨도 크지만 평소 나라면 잘 접하지 못했을 책을 만났을 때는 기쁨 두 배 :-) 수현쌤이 책을 보내고 싶다고 연락을 했을 때 그 자체로 영광이기도 했지만, 독서에세이라니 더 반가운 느낌이었다.
수현쌤, 우리 김수현 작가님의 신간 <교양독서>는 그동안 저자가 사랑했던 책들 중에서 고르고 골라 반들반들해진 조약돌 같은 책 32권에 대한 이야기다. 각 챕터 끝에 추천책 리스트 110권을 더하면 무려 142권! 처음 받았을 때 ‘교양독서’라는 책 제목에, 그리고 묵직한 두께에 기가 눌렸지만 프롤로그만 읽어도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은 정말 책을 사랑하는구나. 동족을 만났구나…!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솔직함’이다.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편함 - 외모, 체형, 가족, 엄마노릇, 폭력 등 - 을 낱낱이 글로 적는다. 책은 그런 그녀에게 숨구멍이 되어주었고, 글을 쓰면서 그녀는 조금씩 자신을 긍정하게 되었다. 세상이 이전과 같은 시선으로 계속 자신을 대하더라도, 기꺼이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책에서 찾는다. 이 책은 그 부대낌과 분투의 기록들. 나는 이 책을 통해 김수현이라는 사람의 내밀한 부분을 조금 알게 된 것 같고, 그런 그녀가 좀 더 좋아졌음을 고백한다.
읽고 쓰는 삶의 길에서 함께 걷는 수현쌤, 용기 내서 동료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하고, 함께 걷고자 청해주셔서 기쁘다. 닳아 없어지지 말자는, 어떤 형태로든 끝까지 가자는, 모든 면에서, 생활에서도, 글 쓰는 일에서도 너무 지나치게 존재를 소진하지 말자는(67쪽) 선생님의 당부를 잊지 않을게요. 출간 너무너무 축하드려요! 저도 수현쌤의 읽고 쓰는 삶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
* 저자에게 선물받은 책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