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아솔 Oct 22. 2023

오늘 하루도 용기를 훈련하고 저축하기.

(토론토에서 뮤직비디오 디렉팅 준비하기)

9개월간의 후다다다닥 영화학교 과정이 끝나고 4주차에 접어드는 지점이다. 2017년도에 시작한 영화학교를 중간에 휴학 때문에 2023년에 끝내다니 참 오래도 걸렸고, 그래도 다시 해냈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영화제작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싶었고,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었다. 정말 많이 배운것도 있지만 여전히 물음표가 있는 부분들도 많다.  


어떻게 하면 내가 품은 이야기를 극화해서 표현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 이야기를 영어와 한국어로 매력적인 시나리오로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펀딩에 신청해서 당선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감독이 될 수 있는지 .

어떻게 하면 다시 일 하고 싶은 감독이 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제작진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그들의 두려움과 걱정을 덜어내고, 좀 더 창의적인 영역에서 뛰어놀게 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나는 감독으로서 지치지 않고 계속 해 나갈 수 있는지. 


다음 주에 있을 뮤직비디오 감독하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다. 토론토에서 처음으로 외주용역을 받아서 한 30명의 제작진 배우들과 함께 뮤직비디오 제작을 담당하고 있고, 여러 부서 팀원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다. 일이 잘 되어 가는 부분도 있고, 손이 가는 부분도 있다. 이 과정에서 사람에게 기대는 부분도 있고, 성에 차지 않아서 내가 진행을 하면서 느껴지는 아쉬움도 있다. 


예상치 못 한 상황과 질문들에 여전히 당혹스럽기도 하고, 진행이 되어야 하는 일이 진행이 느려지면 내 마음도 함께 타들어가지만 통화하거나 비디오 통화를 할 때는 웃는다. 누군가를 속이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내 말과 행동이 미칠 영향력을 고려해서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격려한다.


내가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시로 유럽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캘리최 회장님의 말


'조금 부족하지만 실행력이 빠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세상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기회를 스스로 뛰어난 사람들과 비교해가면서 작아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티비에서 국민들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1. 자신감을 갖자.

2. 책임있게 생각하고 말하자.


이곳 토론토에 와서 느끼는 건, 사람들이 자신의 경력과 상관없이 자신감 있고, 편안하게 자신을 어필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걸 했고, 저걸해고, 수상을 했어도, 뭔가 나를 말할 때는 항상 부끄럽고 더 노력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항상 박혀있다. 배우는 자세는 좋지만, 저 자세는 내가 원하는 일과 포지션을 잡기에 장애물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언젠가부터 나를 어필할려고 나름 노력한다. 

그리고 나는 매일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에게 배워나간다고 생각하고, 내 상황을 최대한 공유하고 함께 일을 모색해 나간다고 생각하며, 내가 책임질 일들에 대해서는 책임질려고 한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감정적이고 실수하지만, 상상력이 있고, 공감과 배려심이 있다고 믿는다. 오늘 하루가 불안 할 때면, 그 기저에 흐르는 감정을 포착하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지 살펴보고 글로 적는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알듯이 대부분의 두려움으로 생기는 일들은 발생하지 않는다. 때로는 경험하기 전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불안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다른 사람보다 그런 불안감과 두려움이 조금 크다는 것을 내가 알 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공동창작에서 오는 짜릿한 희열을 사랑한다. 


창작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일어나는 일들. 

나는 진심을 많이 나눈 순간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 내가 나로서 존중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잠시 되돌아본다. 이번 글은 조금 장엄한듯, 조금 오글거리는 듯, 20대 초반 사회생활을 할때의 마음가짐인 듯 싶지만, 만으로 나이가 37살, 교직생활을 10년을 했음에도 뭔가 새로운 일을 할 때, 혹은 불명확한 환경에서 일을 할 때 생기는 불안함에 대해서 쓰는 나를 격려하는 용기를 주고 싶은 글이다. 


혼자 일기글로 남길 까 하다가, 또 누군가는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하는 마음이 있지 않을까 해서 공개 글로 남겨본다.


오늘 하루 각자의 삶에서 조금 더 용기내는 하루가 되길. 

작가의 이전글 캐나다 토론토 단편영화 첫 촬영감독 돌아보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