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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솔 Sep 16. 2024

들어가는 글

2005년 교육대학교 1학년일 때 우리 집은 철물을 파는 공구점을 했었다. 그리고 거리 자체가 공구의 거리라서 옆집도 철물을 팔고 우리 집도 철물을 팔며 비슷한 일을 했다. 배관을 하시는 분도 있고,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기자재들을 파는 곳이었다. 백화점이 여러 쇼핑몰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여기는 조금 펼쳐진 형태의 쇼핑몰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우리 가게 주변은 전부 작업복을 입고 일을 하시는 분들이었다. 그런데 우리 옆집 사장님은 가게에 파는 물건도 없고 양복을 입고 항상 출근을 하셨다. 무슨 일을 하셨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기획이나 영업 관련 일을 하셨던 것 같다. 우리 집은 내가 초등학교 때부터 공구점을 했으니, 그 당시 10년 공구점을 운영하고 있을 때였다.

나는 그 당시 가게 근처에 있는 주택에 살았었는데 양복 입은 옆집 아저씨가 나를 볼 때마다 "김 선생님, 김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나는 그 말이 정말 부끄럽고 쑥스러웠다. 내가 무슨 선생님이냐, 학생이지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고등학생에서 바로 대학생이 되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1학년 때 나름 공부한다고 1주일 동안 집에도 안 가고 공부했던 과목이 D+였으니 내 미래를 낙관하기엔 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2024년,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 누군가 지나가는 나에게 “김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네"라고 대답할 것 같다. 교사라는 자격증을 획득해서 사회적인 인정을 받았을뿐더러 나 스스로도 교사로의 역할을 꾸준히 해 나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스스로 교사의 일을 하며 아이들과 생활한 경험이 벌써 10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영화도 마찬가지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영화를 하려고 했을 때 나 스스로도, 주변에서도 조금 어색하게 느꼈던 것 같다. 특히 생소한 분야이다 보니, 주변에서도 걱정이 많았다.


교사라는 직종에서 얻은 노하우로 학습을 어떻게 하고, 어떻게 사람을 대하는지 대한 이야기. 그게 교육자인 내가 항상 배움의 장소에서 아이들과 부대끼며 전달하려고 하는 가치이니깐.


이 글은 교사들을 위한 글이다.. 무언가 하고 싶고, 뭔가 되고 싶은 교사들에게 20년 전 옆집 아저씨가 나에게 “김 선생님”이라고 불러줬듯이, 나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그 이름을 불러주고 싶은 마음에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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