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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Life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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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스 Nov 29. 2023

저학년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다

Life in Korea

신입 영어 강사이다. 교육을 받고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하면 할수록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머지 공부를 하는 학생처럼 퇴근을 해도 공부를 하고 있다. 누군가를 가르친 다는 것은 계속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초등부터 중등까지 가르치고 있다. 새로운 반들이 오픈했고, 그중에 2개의 반을 맡았다. 연령은 8살부터 10살까지인 이제 막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순수했다. 내 행동이 조금만 커도 웃었고, 리액션이 좋았다. 특히 원초적인 말들을 좋아했다. 방귀, 똥과 같은 날 것의 단어들을 말하면 소심한 아이들도 웃음을 지었다. 더럽다고 말하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꽤나 순수해 보였다. 한 명에게 질문을 하면 나머지들도 한 마디씩 거두는 모습들. "집에 돼지가 살아요!"라는 한 아이의 말에 궁금한 표정으로 이유를 물어보니 "저희 누나요!" 꺄르륵 꺄르륵하며 애들이 웃었다. 산만했지만 에너지가 넘쳤다. 


아이들은 아이들이었다. 알파벳 모양을 보고 지렁이 같다고 표현하는 것과 b와 d의 방향을 헷갈리는 모습들. 당연히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이들에게 어려울 수도 있다. 틀이 생겨버린 나는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지 못하지만, 아이들은 발견했다. 영어를 좀 더 아이들 입장에서 수업을 준비하게 되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지고 있다.


선행을 한 아이들도 있다. 영어 유치원을 다닌 아이들이나, 이미 학교에서 영어를 배운 친구들. 8살, 9살이지만 어느 정도 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 아이들이었다. 어느 8살 아이는 집에서 영어 쉐도잉을 한다고 했다. 쉐도잉이란 영어로 된 만화나 영화의 대사를 보고 그 말, 표정 등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다. 그 아이는 영어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뿐만 아니라 부모님이 내주신 영어에 관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하지만 언어에 대한 교육열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지식의 도구이자 장벽이 바로 언어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언어는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라고 한다. 이 언어 사용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가면 엄청난 사용량으로 인해 더 많은 정보가 쌓이게 된다. 사용자가 많고 정보가 쌓인 언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은 기회의 폭이 상당히 넓어진다는 말과 같다.


나의 8살, 9살을 생각하기엔 이미 시대가 많이 변했다. 영어는 저학년 때부터 국어와 같이 배우는 과목이 되었고 그런 세상이 되었다. 이러한 세상에서 아이들이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재미있게 수업을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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