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진 영어 학원 생활
올해부터 2월부터 나와 같이 공부를 시작한 A. A의 학교는 학원 근처에 없는 학교였다. 학교별로 수업을 하는 내신 기간에는 1:1 수업으로 진행됐다. 영어 기준 5등급인 학생이었다. 하지만 수업 집중력도 좋았고, 필기도 열심히 했다. 영어 공부 하는 방법을 잡아주면 성적이 오르기 충분해 보였다.
학원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질문도 많이 했고, 숙제도 잘해왔다. 그렇게 중간고사 때 86.4점을 받게 되었다. 고등학교에 온 후 처음 받은 본 점수라고 좋아했다. 더 열심히 해서 90점 넘겠다고 말하는 A. 그렇게 열심히 준비해서 기대했던 기말고사.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60점대로 떨어졌다. A는 좌절했고, 웃음을 잃었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고, 다른 학교 친구들을 만난 A. 아예 공부를 안 하는 다른 학교 친구와 등급이 똑같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다. A는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를 학원을 나오지 않았다. 여러 이유를 대며 학원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A. 이제 마음 정리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열심히 하자!라는 말과 함께 수업을 마치려고 했다. 그러던 순간 A의 목소리가 떨렸다. 열심히 노력해도 나는 안 되는 사람 같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A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먹구름 같았다. 요즘 날씨처럼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었다.
말을 하다 감정이 터진 A. 말없이 휴지를 건네줬다. 다음 수업 시간인 아이들이 도착했지만 잠시 밖에서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A가 진정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위로를 해줬다.
"항상 주변에 그런 친구들이 있어. 나보다 열심히 안 하지만 결과가 비슷하거나 더 잘 나오는 친구. 근데 A야 비교 투성이 세상에서 비교를 하지 말라고는 못하겠어. 하지만 비교를 선택할 수는 있어. 비교는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야. 비교의 방향은 언제나 나 자신으로 향해야 해. 그래야 반성을 하고 성장을 하지. 비교의 대상이 남에게 향하게 두지 마렴."
"네."
"지금은 과정에 집중을 해야 해. 물론 세상은 네가 만든 결과로 판단해. 하지만 너는 과정을 기억하잖아. 그 기억이 너를 다시 세워줄 거야. 열심히 했던 과정을 잊지 마."
"네.."
"자, 이제 F의 위로는 끝났다. (웃으며) T의 분석으로 말해줄게. 괜찮니?"
"(웃으며) 네 ㅋㅋㅋ."
"사실 넌 열심히 하지 않았어. ㅋㅋㅋ 중간고사와 비교했을 때 꾸준함이 약하더라 열심히 해오던 숙제도 안 해오고, 질문도 현저히 줄었어. 공부한 게 없으니 질문이 있겠니? 인정하시죠?"
"네... 아 ㅋㅋㅋ 맞아요.."
"자 이제 다시 하면 됩니다. 어쩔 수 없어. 여기서 포기할 거야? 한 번 좋은 결과 낸 적이 있잖아. 네가 다시 열심히 한다면, 나도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 마음 잡고 오늘은 영어 단어만 외우고 집에 가자. 괜찮지?"
"네... 아 창피하네요. 왜 울었지."
"그럴 수 있어. 얼른 자습실 가서 영단어 외우고 시험 보렴. 다음 시간에 보자."
집으로 가는 A에게 초콜릿 몇 개를 챙겨줬다.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나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었다. 애매하게 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보다 시원하게 직격탄을 날리는 것도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결국 인생이란 본인 힘으로 개척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본인의 태도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해내야겠다는 마음과 태도가 없으면 결국 나뿐만 아니라 그 어떤 위대한 사람의 말과 강의도 아무런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이제 A가 해내야 한다. 그래야 비슷한 상처를 겪어도 언젠가는 울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