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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시 Mar 27. 2017

나비, 날아 들다

99- 메리 알레인 토마스

메리 알레인 토마스, 산만해지는 순간


다시 봄이다. 어느 시인으로 하여금 "왜 꽃은 피고 지랄이냐"고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게 만들었던 봄꽃들이 온산천에 피어나기 시작한다. 등고선이나 기압선과 달리 지도에 그려지는 개화선은 날짜가 병기되어 있어 그 날의 화신(花信)이 기다려진다. 꽃이 피면 우리네 마음도 들썩이지만, 벌, 나비들도 바쁠 것이다. 꽃그늘 아래서 손에 책을 들고 읽다가 문득 나비들이 날아오르자 눈길이 흐트러지면서 절로 고개가 그리로 향한다.


메리 알레인 토마스( Mary Alayne Thomas )는 뉴멕시코 산타페 태생의 미국 화가이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소질을 보여, 11살때부터 아동잡지의 일러스트레이션을 하기도 하였다. 그녀의 작품은 수채화에 실크스크린이나 납화(encaustic) 처리를 하여 완성된다. 이 때문에 그림 속의 형태가 표면의 투명함과 물기어림 속에서 부유하는 것 같은 부드러움과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필선이 알폰소 무하의 그림과 닮아있다. 그녀는 우리들이 현실이나 상상 속에서 경험하는 마술 같은 순간들을 포착하여 이를 환상적인 방식으로 화폭에 옮기고 있다.


그녀에게 책은 이러한 순간들을 매개하는 중요한 요소로 기능한다. 자신의 많은 그림에서 책을 등장시켜 책 읽는 여인을 그리지만 동시에 다양한 동식물들이 배경으로 자리한다. 꽃밭 사이의 나비는 물론이고, 새나 사슴, 곰도 등장하고 심지어 호랑이나 표범 같은 맹수들도 책 속 이야기를 보고 듣는데 함께 한다. 그녀는 이처럼 있을 수 없지만 있으면 좋을 환상적인 세계를 펼쳐 보여준다. 현재 오레곤 주 포틀랜드에서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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