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이 말하는 역사
사물에는 시대와 사회가 배어있다. 그리고 개인의 기억도 묻어있다. 60년이 넘은 등산용 스토브를 10년 전 사게 된 것은 아버지의 장난감이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똥손 주인을 만난 탓에 그늘 속에 모셔 두었던 이 스토브는 자기 나이만큼 세월을 기억하고 있는 고수님을 만나 다시 불을 밝힌다.
이 고수님은 이 스토브와 같이 70년대부터 지금까지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고 계신 분이다. 이분의 손길에서 나의 추억용품 7개는 모두 빛을 보고 품평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스토브의 역사에도 당시의 시회구조와 싦이 두 담겨있다. 그리고 이 사물은 누구도 기록하지 않는 빛나는 스포츠 브랜드 론칭의 기록과 소멸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 사물은 고수 노인과 나와의 모든 경계를 태운다. 내 개인전에서 만난 사물이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