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이 법보다 위라고요?

30초면 찾는 금감원 매뉴얼을 왜 못찾았을까요?

아버지의 일로 은행에 다녀왔다는 후기를 남겼죠.

그리고 한 두시간을 기다리던 분들의 이야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당시 목적이 성년후견인에 필요한 자료를 받기 위함이었는데요. 과정에 있었던 은행 업무에 대한 상식 차원의 공유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은행 업무를 마치고 이런 질문을 창구 담당자에게 했습니다.

'체크카드 발급을 받을 수 있나요?'

한참을 찾던 담당자는 

'규정에 불가능하다고 나와 있네요'...

이미 법원의 허가를 얻어 '체크카드 발급을 했던 판결'과 금감원의 업무 매뉴얼을 확인한 후라 황당도 했고. 이유가 규정이 먼저라는 사실에도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물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규정이 법에 우선하나요?'

'규정이 이래서 안될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과정에 느꼈던 태도의 불편함은 잠시 넣어두고, 

금감원에 질의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같은 경험을 두 곳의 은행에서 했으니 물어야 마땅했죠. 생각보다 빠르게 답변이 왔고, 은행에서 전화도 왔습니다. (참고로 금융 기관은 금감원을 엄청 무서워 합니다.) 앞선 얘기처럼 '낯선 업무'라는 핑계, '잘 몰랐던 것 같다'는 핑계였는데요. 

내용을 듣고 나서 끊으려 하니...'민원을 취소해 달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안되겠죠? 패널티고 자시고 30초면 인터넷에서도 확인 가능한 사실을 어이없는 핑계로 피드백을 줬다는게 황당할 따름이었습니다.

규정이 법보다 우선한다는 태도의 황당함 때문이기도 하고요. 앞서 넣어 두었던 태도도 갑자기 생각나기도 했죠. 혹시나 싶어 돌아와 찾아 본 금감원의 업무 지침 (인터넷에 있습니다.) 에서도 저처럼 전체 후견 권한이 있는 경우 가능하다는 답변이 있단걸 확인할 수 있는데도 말이죠. (배경 사진 참고)

앞선 열 아홉명의 대기자로 인해 겪은 경험이 괜한 것이 아니란 생각도 들었던 순간입니다.

ps.

혹시나 성년후견인 관련한 업무를 신청하고 보실 때 이런 경우를 겪으실 수 있습니다. 권한의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으니 주의는 필요합니다. 또한 인터넷 뱅킹 같은 자산의 유용이 우려되는 행위는 금지된다고 하니 이 점도 참고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