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선 우리
휠체어를 탄 사람은 언제나 하나의 예시가 되어 설명되고 정의된다.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 또한 그 정의를 설명하는데만 고민하고 집중한다.
'휠체어에 탄 사람'에 들어갈 주어는 다양하다. 주어의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고서 다양성을 말하려고 하니 앞뒤가 안 맞는다.
우리는 여전히 휠체어 탄 사람만 예시가 되는 그림부터 시작한다. 장애를 정의하고 설명하기 시작하면 인식개선이 될 수 없다. 나를 설명하기 위해 장애를 설명하는 순간 난 내가 아니게 된다. 그래서 싫어한다.
내가 사진처럼 바닷가에 있다면 휠체어에서 내려 기어 다닐 것이다. 모래를 밟고 싶기 때문이다. 난 그것을 말하고 싶다. 사진 속 사람은 그것을 설명할 수 없다. 휠체어와 모래, 바닷가가 분리된 '장애'만 설명될 뿐이다.
내가 휠체어에서 내려 기어 다니는 모습을 보여줄 때 사람들의 시선. 그것을 설명하는 것이 인식개선 교육이 되어야 한다. 이를 바로잡고 목소리 내는 활동들은 언제나 설레고 도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