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경계가 없어지는 노년의 삶
장애를 가지고 적절한 의료 처치를 받고 최소한의 경제적 지원 속에 사는 장애인들은 증가하고 있다. 각종 의료기술이 좋지 못한 시대에서 60세 이상을 사는 장애인들은 극소수였다. 지금 40~50대 이상 장애인들이 어찌 보면 한국사회에서는 장애를 가지고 노년기를 사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다.
장애가 없는 사람도, 40대가 되면 경제적 빈곤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 안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에 찌들어가는데, 하물며 장애가 있는, 중증 장애인의 삶은 최소한의 안전망을 벗어나려는 시도(기초수급자 등)는 불가능에 가깝다.
평소 건강한 신체로 사회생활해 온 사람들에게 노년기 가장 큰 잔인함은 '건강함'을 잃고 있다는 신호를 느끼는 순간일 것이다. 이쯤 되면 장애와 비장애 구분이 모호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고, 누구나 노년의 안정된 삶과 기본소득에 욕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대체로 존엄성을 논할 때 기본권을 전제로 하느냐, 후 순위를 전제로 하느냐는 노년기일수록 기본권을 향한 그것이 된다. 그래서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장애가 있는 삶과 없는 삶의 경계가 없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