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을 가치 있고 위대하게 만드는 28가지 질문
언제나 그렇듯이 신간 도서 목록을 찾아보다가 인문학 분야에서 본 도서를 발견하였다.
사실 작가에 대해서 아는 바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아래 선전문구를 보고 읽게 되었다.
“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 젤딘의 책을 권한다.
그의 책은 냉소 대신 가능성과 열정으로 가득하다.” -알랭 드 보통
우리나라에서 나름대로 슈퍼(?) 스타인 보통 씨가 추천한다고 하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읽게 되었다.
예스 24의 저자 소개를 인용하자면, 시어도어 젤딘(Theodore Zeldin)은 런던 버크벡 칼리지와 옥스퍼드 크라이스트 처치 칼리지에서 라틴어와 철학, 역사를 전공했다. 프랑스 역사 연구로 옥스퍼드 성 안토니 칼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동 대학에서 교수와 학장직을 역임했다. 영국 학술원과 유럽 학술원의 정회원이며 하버드대학교와 HEC 파리 경영대학을 비롯한 세계 16개국 대학에 초빙되어 강의했다. 영국 BBC,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프랑스 정부 산하의 아탈리위원회를 비롯하여수많은 기업과 공공 기관, 두뇌 집단들에 조언을 해왔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그를 ‘다음 세기에도 지속될 사상을 가진 4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했으며 프랑스의 [마가진 리테레르]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사상가 10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 낯선 사람들 간의 지적인 교류를 돕는 비영리단체 ‘옥스퍼드 뮤즈(The Oxford Muse)’ 재단을 이끌고 있으며, 옥스퍼드 성 안토니 칼리지의 명예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화와 소통, 호기심을 장려하는 옥스퍼드 뮤즈의 프로그램은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이상, 예스 24 인용)
작가는 인류 역사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져 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재조명하며, 우리가 인생에서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28가지 질문들을 던지고 그에 대해 답을 제시하고 있다.
책 전체 개괄을 알기 위해 28가지 질문과 핵심 문구를 살펴보자.
1장 / 우리 시대의 위대한 모험은 무엇일까
- 인류의 위대한 모험은 나머지 인류와 다른 길을 간 소수의 단호한 사람들의 몫이었다. 역사는 호기심으로 세상에 저항한 이들의 기록이다.
2장 / 헛된 삶이란 무엇인가
- 헛된 삶은 혼자서만 말하고 자기 의심에 사로잡히는 삶이다.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에 갇힐 필요는 없다.
다양한 삶을 나란히 놓으면 삶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
3장 / 어떻게 ‘나’에 관한 환상을 버릴 수 있을까
- 나는 '나는 누구인가'보다는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선호한다. 이 질문에서 대화가 시작되고
자화상이 탄생한다.
4장 / 세상의 반항아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 반항은 복종하거나 침체된 삶의 유일한 대안이 아니다. 독립이나 기행 역시 무색무취로 살지 않기 위한
유일한 길은 아니다.
5장 / 빈자는 부자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 극빈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무한한 가치가 있다. 위선이 없는 삶에 관해, 문명의 기반이 얼마나
허술한지에 관해 진실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6장 / 부자는 빈자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 영향력 있는 사람도 가난한 사람들만큼 배고플 때가 많다. 그들은 남들의 감탄이나 인정이나 박수나
존경에 대한 굶주림 때문에 고통받는다.
7장 / 자살하는 방법은 얼마나 많을까
- 자살은 한 개인이 다른 사람이나 장소나 생각에 대한 관심을 끊음으로써 자신의 세계를 축소시킬 때마다
발생한다. 가장 흔한 형태의 자살은 희망을 잃는 것이다.
8장 / 믿지 않는 사람이 믿는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 역사 속에서 인간은 위협받을 때보다는 이해받을 때 외부 세계에 호기심을 가져왔다. 관심이야말로 우리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찬사다.
9장 / 종교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
- 나는 여러분의 종교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것이다. 그 보다 이렇게 묻고 싶다. 당신은 당신의 믿음을
어떻게 실천하는가?
10장 / 편견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반박하는 과정이다. 양립 가능성은 두 사람을 평온하게 만들 수 있지만, 양립 불가능성은 두 사람을 반짝이고 빛나게 만들어줄 수 있다.
11장 / 예측하려 하거나 걱정하지 않고 달리미래를 생각할 방법이 있을까
- 우리의 미래관은 과거의 지식으로 결정된다. 기억은 과거의 것만이 아니고 미래를 구축하기 위한 구성
요소다. 기억이 빈약하면 이전에 가본 곳 말고는 앞으로 어디로 갈지를 상상할 수 없다.
12장 / 유머가 저항의 수단이 될 수 있을까
- 유머만으로는 독재자를 축출하지 못한다. 하지만 유머에서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가식을 벗어던지고 서로의 진실을 보도록 부추길 수 있다.
13장 / 어떻게 유머 감각을 기를 수 있을까
- 유머에는 오락이나 자기방어나 저항을 넘어선 또 하나의 역할이 있다. 영국의 유머 발달사에서 볼 수
있듯이 유머는 진실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가르쳐준다.
14장 / 사람들이 자기 나라에서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자기가 태어난 나라를 사랑하려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어떤지 알아야 한다. 이렇게 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소속감은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15장 / 한 사람이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 국가는 몇 개인가
- 수많은 문명이 먼지만 남기고 사라졌다. 여러 종족과 언어를 지배하던 막강한 제국도 지금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도 불멸의 존재가 아닐 수 있다.
16장 / 왜 많은 사람이 온전히 살아 있지 못하고 반쯤은 죽은 상태라고 느낄까
- 오늘날의 사람들은 과거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안정과 더불어 존중과 애정과 활기를 필요로 한다.
17장 /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다르게 대할 방법은 무엇일까
- 나는 성의 전쟁을 침묵의 전쟁이라고 번역한다. 침묵할 때 세상은 경직된다.
18장 / 소울메이트의 부재를 무엇이 대신할 수 있을까
- 영혼의 동반자는 원래 서로가 서로의 반쪽이고 한 사람을 완전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로서 하늘이나 운명이 점지해준 사람이었다. 그러나 더 이상 사람들은 다른 존재 안에서 자기를 잃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19장 / 새로운 성혁명을 이룰 수 있을까
- 성을 단지 자연의 힘이나 사랑의 표현이나 도덕성의 기준이나 권력 투쟁이나 유전자와 호르몬이 주연인
극장으로 간주한다면 너무나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성혁명은 또한 한 개인이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것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20장 / 예술가는 자기표현 이상의 다른 무엇을 목표로 삼을 수 있을까
- 예술 작품은 하나하나가 개별적이지만 의사소통의 한 모험으로서의 예술은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자극한다. 따라서 예술은 용기를 키우는 작업이자 공포를 다스리기 위한 작은 발걸음이다.
21장 / 리더가 되는 것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무엇인가
- 리더십을 추종하는 문화에는 위험이 도사린다. 지도자가 요구하는 역할에 충실한 배우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22장 / 분주할 가치가 있는 일은 무엇인가
- 사람들이 일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더 이상 그렇게 뚜렷하지 않다. 덕분에 일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할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23장 / 생계를 유지하는 더 즐거운 길이 있을까
-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우리는 그저 살아남아 몸을 따듯이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돈을 버는 팍팍한 현실을 극복해야 한다.
24장 / 호텔에서 할 수 있는 더 흥미로운 일은 무엇인가
- 변화의 대안은 발견이다. 다만 발견은 이제껏 상상도 못 한 목표로 향하는 길을 제시한다는 점이 다르다.
25장 / 젊은이들이 나이 든 사람에게 무엇을 더 요구할 수 있을까
- 교육받은 새로운 세대는 점차 공포와 맞서는 다른 정서와 야망에서 동기를 얻는다. 이제 돈만으로는 부족 하다. 그들에게는 충만한 삶과 따뜻한 인간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26장 / 마음이 젊으면 노화를 피할 수 있을까
- 지금은 사람들에게 나이를 묻는 대신 얼마나 생생히 살아 있는지, 언제부터 더 이상 새로운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는지 알아내는 것이 더 유용하다. 나이는 핑계일 때가 많다.
27장 / 알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인가
- 지식에서 쓸모 있고 아름다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과정은 벽돌로 집을 쌓아 올리는 것과는 다르다.
그보다는 서서히 형태를 잡아가면서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 가깝다.
28장 / 살아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 두려움을 탐색하는 것은 삶의 사명이고, 두려움의 지도를 다시 그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한 개인의 기억은 조악하고 한계가 있기에 기억의 창고를 가능한 한 넓혀야 하기에, 다른 시대,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삶과 고민을 통해 인생이 가진 의미를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라고 한다.
그래서 인생의 의미를 되돌아볼 만한 질문 28개 내용에는 예이젠시테인, 아인슈타인, 도스토옙스키, 카네기, 이케아 창립자 잉바르 캄프라드, 밥 딜런 같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인사의 이야기도 있지만,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는 중국, 일본의 고대 인물, 19세기의 이란 청년들의 삶이 나온다.
28가지의 내용을 전부 요약할 수는 없으나, 책 내용을 관통하는 커다란 주제는 타인의 삶을 바라봐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각자 삶에서 무엇을 발견하고 무엇을 발견하지 못했는지 알기 전에 나는 삶이 어떤 의미인지 모를 것이다. 나는 그저 우주의 아주 작은 한 귀퉁이를 볼 수 있을 뿐이고, 남들에게는 무엇이 보이는지 알아내기 전에는 큰 그림을 시작할 수 없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저 심장이 뛰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심장은 어떻게 뛰고 다른 정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채는 일이다."(P.431)
책의 원서 부제목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상상하는 새로운 방법’이다. 이처럼 미래를 상상하는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친구, 동료, 가족 등 각 개인의 삶이 인류의 발전을 이룩한 것이 아닌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인간의 본질적 고민은 변하지 않았고, 역사란 이름으로 전해지는 방대한 유산을 통해 세상 사람 모두 거대한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지성의 GURU 가 제시하는 질문들을 읽다 보면,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