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준 아픈 선물
폭풍같이 휘몰아치던 불안함과 불편한 감정이 조금씩 잠잠해지는 것 같다. 새로운 분야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다보니 그 새로움이 익숙함이 되고 그 익숙함이 스스로 눈치채지 못한 안일함이 되어 결국 불안함으로 이어졌었다.
안일함은 타인의 지적, 그것도 사장의 지적으로 깨달았다. 그 지적 후 난 생계를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방식,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함은 극에 달했고 밤 잠을 설치며 답이 없는 고민을 했었다. 그 높았던 자신감은 사라졌고 내 자신이 초라하고 무능하다는 생각과 이를 증명하는 옛기억만 계속하며 자책했었다.
어느 정도 이직을 결정하고 다른 자리를 찾을 때까지만이라도 지금 있는 곳에 머물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내 판단과 다른 이야길 듣고 아직 조금의 여지는 있다는 걸 확인하고 10년 전 그 때와 비슷하게 일을 하고 있다.
불안감은 다소 줄었지만 이곳에 가졌던 신뢰.함께 갈 수 있다는 생각엔 금이 갔다. 접착제가 있을까 싶지만 있다한들 그 자국은 남을꺼고 난 그 자국을 스스로 지우지 못할테니, 조금은 가까운 시기 언젠간 떠나겠다는 마음을 먹고 있다. 조금은 남아 있는 불안함과 블편한 감정의 원인인 듯하다.
당분간 스스로 갈 곳을 찾지는 않겠지만,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하고자하는 일이라면 그곳으로 가겠다고 마음 먹었고 그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10년 전 그때처럼 즐겨워하는 일을 하나라도 찾아 해보려한다. 즐거운 일 하나를 하려고 내 생각 가치와 맞지 않은 일, 즐겁지 않은 일 아홉을 했던 그 때처럼. 앞으로 10년은 지난 10년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그런 10년을 살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