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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소향 Oct 24. 2021

어른이 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4. 김나영 '어른이 된다는 게'

* 아무런 생각 없이 음악을 듣고 글을 읽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https://youtu.be/eHWXOGq0RKg

받아쓰길 잘하는 게 더 이상 자랑이 아니게 되고 

키는 한참 더 자랐는데 자랑할 일은 사라져 가네 

차를 타고 달릴 때면 날 따라오던 별들도 이젠 빛나질 않고 

키는 한참 자랐는데 왜 하늘은 점점 높게만 느껴지는지 

사람들은 날 어른이라 하는데 나 아닌 것들만 점점 더 늘어가 

모두들 날 보고 다 컸다 하는데 왜 나는 자꾸 작아져만 가는지 

사진 속 웃고 있는 아인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어른이 된다는 건 이렇게 슬퍼도 웃어야 하는 걸까 

크면 다 알게 된단 말을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어 

참고 또 참으며 하루를 사는 게 다들 말하는 어른이 된다는 걸까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뭐 

알 것도 같은데 남은 내일이 많아 

그 많던 별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너도 어른이 된 걸까 

사람들은 날 어른이라 하는데 나 아닌 것들만 점점 더 늘어가 

모두들 날 보고 다 컸다 하는데 왜 나는 자꾸 작아져만 가는지 

사진 속 웃고 있는 아인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어른이 된다는 건 이렇게 슬퍼도 웃어야 하는 걸까 

크면 다 알게 된단 말을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어 

참고 또 참으며 하루를 사는 게 다들 말하는 어른이 된다는 걸까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주민등록증이 나온 순간, 

성인이 되면 할 수 있는 술과 담배를 처음으로 한 날, 

대학에 입학한 순간, 

처음으로 취직을 하고 부모님께 취업선물을 드린 순간, 

독립을 한 순간, 

결혼이란걸 한 순간, 

내 아이가 태어난 순간까지. 


처음의 순간은 모두 각기 다른 기억으로 남기에 어른이 되는 순간 역시 모두 주관적이다. 

아직 어른이 되는 순간을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은 종종 자신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유는 모두 제각각이다. 

지긋지긋한 숙제의 감옥을 벗어나고 싶어서, 

공부가 너무 힘들어서, 

집에선 부모님과 너무 많이 싸워서 독립이란 걸 하고 싶어서, 

알바를 해서 돈을 벌고 싶어서, 

그냥.... 막연히 좋을 것 같아서. 


아이들의 기준으로 보기에 난 이미 어른이 되었지만, 

내 기준으로 본 난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했다. 

자그마한 일에도 쉽게 흔들리고, 

아직도 하루하루를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으며,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쉽게 상처 받고, 

내 가정을 이룰 만큼의 책임감도, 

독립할만큼의 경제적 자립도 이루지 못했다. 


그저 한살 한살 나이를 먹고 성인이 되어 있을 뿐이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었다. 

평생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성인이 되었다고 그렇게 행복해지지 않았는데, 

어른이 된다면 조금 더 행복해지는 걸까? 


살아가면서 느끼는 건, 

어른이 되었든, 되지 못했든, 우리는 현재의 삶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자존감을 잃지 않는 방법을, 만족하는 방법을, 감사하는 하루를 스스로 익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중고등학생들을 보면 정말 아무렇지 않은 일에도 깔깔거리며 웃고 행복해하는데, 

우린 살아가면서 그 웃음을 조금씩 잃어간다. 

아무래도 삶에서 쓰디쓴 경험이 많아질수록, 실패를 하면 할수록, 책임져야 할 것들이 늘어갈수록 해맑은 모습들이 점점 사라진다. 


그래서 스스로 웃음을 잃지 않도록,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의식하지 않으면 

삶은 그냥 그렇게 회의적일 수밖에 없어진다. 

어쩌면 어른이 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모진 풍파와 같은 삶 속에서 자존감과 웃음을 잃지 않는 것. 

그래서 삶은 그래도 살아볼 만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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