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나요? 파킨슨 씨
아빠는 웃고 있었다. 차가운 얼굴은 우리의 손길 몇 번에 금방 생기가 돌았다. 마치 다시 따뜻해질 것처럼, 다시 눈을 떠 우리를 보고 웃을 것처럼, 아빠의 입꼬리는 기분 좋은 고양이 꼬리처럼 살랑거리는 것 같았다. 아빠의 마지막 얼굴은 그렇게 좋았다. 더 좋을 수도 없을 만큼, 괜찮은 마지막이라고 남은 네 가족은 말했다.
맞는데, 정말 그 말이 맞는데, 그런데 이상하게 아빠가 돌아가신 후 나는 글을 쓸 수 없었다. 글이 말이라면, 글을 써 내려가는 손이 입이라면, 마치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채 한 문장의 글을 완성하기 어려웠다. 간신히 마무리한 후에도 마침표를 찍는 게 무서웠다. 내 안에서 아빠가 잘 정리된 글이 되어버리면, 정말 아빠가 떠난 게 사실이 될까 두려웠다.
그리고 아빠가 떠난 지 이제 1년이 다 되어간다. 그리고 나는 다시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글을 쓰기 시작했다. 서툴게, 넘어지면서도 써야 할 글이 있다. 아빠에 대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