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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Aug 23. 2021

2021년 여름, 곧 가을이 온다

이번 여름은 시원한 물가도 그늘도 없이 뜨거웠다. 여름 휴가 비슷한 것도 없이 오랫만에 찾아온 나홀로 육아로 몸과 마음이 약간 피폐해진 상태로 살았다. 7월 즈음 폭발적인 확진자 수 증가로 갑자기 찾아온 가정보육, 남편의 연수 기간으로 또 다시 머리와 마음을 비우고 어쨌든 하루 살이 삶을 반복했다. 다행히 아이들은 끼니와 간식을 챙겨주면 둘이서 잘 놀았다.


대학원 재입학

딸을 임신하고 대학원에 입학했다. 교육대학원 한 학기를 다니고 아이를 낳았다. 만약에 조금 더 욕심을 부려봤다면, 아이를 저녁에 누군가에게 맡기고 공부를 하러 다녔겠다. 한 가지씩 해보자는 생각으로 육아를 했다. 사실 맘 편히 맡기기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단지 한 학기만 다녔기 때문에 무려 4학기가 남은 상황이었고 4학기를 누군가 봐준다 하더라도 아이와 관련된 다른 이벤트가 있을 때 어찌 할 방법이 없는 건 사실이다. 그렇게 미루다 갖고 있던 휴학 기간을 모두 다 사용하고, 나라에서 특별히 준다는 육아휴학이라는 것도 붙여서 사용하게 됐다. 육아휴학까지 4년 휴학, 복학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생각과 달리 아들은 너무 예민했다. 딸이 다섯살 되었을 때 갈까 말까 고민했는데 결국 제적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아들은 날 때부터 예민했고, 계속 예민했다. 아들은 어린이집을 다니긴 했지만 다니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재원했다.


사실 육아휴학이라는 제도도 아이를 오로지 혼자 감당해야 하는 여성에게 2년만 주는 건 너무 가혹하다. 인간이 태어나서 바로 걷고 바로 먹지 못하는데, 단 2년이라니 너무 짧다. 출산을 장려하면서 육아로 인한 휴학을 한 사람에게 2년만 준다는 건 아이 하나가 겨우 걷게 될 즈음 돌아오라는 말인데, 아이는 적어도 5살이 되어야 엄마가 잠시 곁을 비워도 단단하게 선다.


매일 눈물 흘리게 했던 아들의 예민함도 시간이 흐르니 그 아이의 총명함으로 단단하게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아이는 다섯살이 되더니 예민함은 영민함을 빛나게 해주는 어떤 도구가 되었고, 예민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고민하는 남아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감히 이제 공부하러 가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심리서비스법, 코로나 등하원

재입학을 지난 학기에 할지 아닐지로 고민을 안 한 것은 아니다. 매 학기 공부를 시작할지 아닐지를 두고 고민을 했다. 지난 학기 선뜻 가야지 하지 못했던 이유는 코로나가 와서였다. 그런데, 내년에 다시 공부를 시작해볼까 생각하게 된 이유도 코로나라서다.


코로나가 어차피 길어지다 보니 줌 수업, 비대면 수업이 안정화가 되기 시작했다. 이 상황이 육아를 꼭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학생에게 꼭 나쁜 것은 아니므로 활용을 해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계획을 실행에 옮겨볼까 한다. 대면이 우선되어야 하는 공부라 확신이 서지 않고, 비대면 세상에 살아보니 얼굴을 맞대고 한 공간에 있을 때 갖는 에너지가 중하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래서 영유아의 발달은 비대면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드러나기 때문에 초등 저학년은 전면등교를 기본으로 등하교가 진행되고 있고, 아이를 가진 엄마라면 코로나가 위험하지만 학습공백, 아이들의 정서 발달상 문제를 놓고 절절한 고민을 하게 된다.


어쨌든 그리하여, 엄마사람은 올해 가을 인테리어 준비를 하면서 시시 때때로 복학을 위한 준비를 진행해 보려 한다. 재입학을 진행하려다 보니 심리사법, 심리서비스법이라는 이슈가 올 해 봄에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하루 종일 그 문제를 검색하며 고민해보기도 했다. 결론은 아직 '심리학'도에 국한해 자격을 주는 법이 진행되지 않았음에 안심했지만, 한편으로는 염려가 된다. 잠시 수능을 다시 봐야 하나 심각한 고민도 해봤다. 수학과 영어가 기억이 안난다는 절망에도 잠시지만 빠지기도 했다.





엄마표, 나홀로 육아

나홀로 육아 중에 찾아온 참담한 위장염. 그 일을 계기로 일단 커피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고백하자면 너무 많이 마셨다. 그 양은 일반인의 치사량 수준. 보통 사람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이었는데, 이번 여름 아이들을 혼자 돌보면서 밥을 안챙겨 먹고 평소 먹던 양만큼 커피를 위장에 넣었더니 발생한 예견된 사건이었다. 어쨌든 이 일을 계기로 줄인 것은 칭찬할만한 일. 획기적으로 줄이고 처음에는 시름시름 글 쓸 힘도 없어 괴로워했지만 이제 좀 정신이 든다.



이제 엄마표도 조금 신경쓰고, 나홀로 육아는 여전히 진행 중. 내일은 아쿠아리움을 가보려 한다. 아, 그리고 올해는 아이들과 토마토도 키웠다. 무엇을 가꾸고 키우는 일은 괴롭지만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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