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건 세상에 없다.
삼십대가 되어 깨닫은 것들.
30대가 되어서 확신을 갖게 된 것은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인연이 10년이 되었든 20년이 되었든 중요하지 않다. 결국 영원한 건 없고 인맥은 내가 손절하기도 하고 내가 손절당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이 선택은 일방적이라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되돌리려 노력한다고 해서 다시 원래의 상태를 회복하기란 '로또'와 비슷한 확률이다.
20대에는 친구가 중요했다. 내 주변에 인맥이 많은 게 매우 중요하게 생각돼서 술자리를 끊음 없이 갖으며 관계를 넓히고 유지하려 노력했다. 굳이 인맥을 넓히려 하지 않아도 있는 인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만날 구실을 만들어서 주말마다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물론 '연애'라는 변수가 발생하지만 이건 논외로 생각하자.
20대에 남들이 그러하듯 세기의 로맨스를 '연출', '극본', '출연'까지 하지만 결국 엔딩은 내가 원하는 극본과는 전혀 다른 새드엔딩으로 마무리되는데, 그 이후 공허해진 그 마음을 채워주는 건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서 그렇게 20대에 술을 많이 마셨나!? 내가 사주기도 하고 내가 얻어먹기도 해야 했으니 말이다. 30대가 되고 나서는 친구가 헤어져도 위로해주지 않는다. 그저 놀릴 뿐 ㅋ.ㅋ
가족보다 친구가 우선이고 내 모든 걸 퍼부어도 전혀 아깝지 않은 소중한 존재가 30대가 되면 조금씩 바뀐다. 일에 치여서 만날 시간이 없고, 주말에는 온전히 휴식하기도 바쁘다. 그리고 대부분 결혼을 하면서 만남의 빈도수는 극도로 떨어진다.
자신의 삶의 중요도에 있어서 더 이상 '친구'가 '전부'가 아니게 된다.
이제 각자의 삶이 가장 중요하고 결혼을 했다면 '가정'이 가장 중요한 본인의 삶이 된다. 아이까지 있다면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남자에겐 '전부'가 된다. 20대 때 선배들을 보며 왜 저렇게 답답하게 살지? 나 자신을 위해 살아도 모자란 시간에 일찍 집에 들어가는 모습을 그대로 재연배우가 되어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젊은 꼰대'가 되어 '라테는 말이야'를 시전 한다.
30대가 되어 얇았던 인맥들이 사라졌을 때는 그런가 보다 했지만, 정말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친구조차 서로 멀어지는 상황을 경험하며, 지금 곁에 있는 인맥들을 최대한 오래도록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