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바다가 되어주도록 노력할게
자아폭발의 시기란다. 눈 뜨면서부터의 생떼 징징이 자기 전까지 이어진다. 아침 먹기 싫다고 엉엉, 세수 안 한다고 엉엉, 옷 안 입는다고 엉엉, 어린이집 안 간다고 엉엉, 목욕 안 한다고 엉엉, 목욕 안 끝낸다고 엉엉, 안 잔다고 엉엉, 안 일어난다고 엉엉.
갓 오은영 박사님이 떼를 쓸 때는 5개 스텝에 따라 30분, 1시간이 걸려도 기다려주래서 실천하는데, 진짜 기다리면 된다. 나도 안다. 근데 그걸 하루에 기본 30분씩 열댓 번을 반복하자니 인내심이 끊어지려 할 때가 참 많다. 나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거나 짜증 난 얼굴을 비추고 곧장 후회하는 순간들이 다반사다.
‘자아’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이란다. 아직 타인을 의식하여 감정을 조절할 수 없는 나이인지라 순간순간 감정들이 그대로 드러난다. 인내심을 가지고 생떼를 부리는 아이를 지켜보면서 날 것의 내 감정은 어떠한지 돌아보게 된다.
월요일 아침, 일하기 싫다고 징징 울고 싶다가, 신나는 일이 생기면 또 갑자기 흥분되다가, 지금 난 뭘 하고 있는 건가 현타가 올 때도 있다. 분명 좀 전에는 밥 먹기 귀찮아서 싫었는데 또 배고프니 짜증 나고. 놀러 갈 생각에 신났다가 짐 쌀 생각하니 피곤하고. 그 순간순간마다 나도 너처럼 내 감정을 쏟아낼 수 있다면 참 좋겠구나 생각하니, 너에게 더 관대해지고 싶어 진다. 인생의 그 순간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니까.
충분히, 너의 자아를 폭발시켜라.
엄마가 더 넓은 바다가 되어줄게. 엄마 역시 생떼 부리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오지만, 잘 참아볼게. 우리 엄마도 그 시절의 나에게는 그렇게 해줬을 테니까. 이렇게 나는 또 어른이 되어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