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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rgundy Dec 24. 2020

[영화] <물랑 루즈>(2001)와 툴루즈 로트렉


오늘은 영화 <물랑 루즈(Moulin Rouge)>(2001)와 프랑스의 화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 1864~1901)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물랑 루즈>는 뮤지컬 영화로,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배우를 맡았지요. 당시 많은 영화상을 수상하며 평단에서도 호평을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했어요. 이 영화는 1899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물랑 루즈의 뮤지컬 가수 샤틴(니콜 키드먼)과 영국의 시인 크리스티앙(이완 맥그리거)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물랑 루즈(Moulin Rouge)는 직역하면 빨간 풍차라는 의미를 가지고요, 파리 몽마르트 언덕에 위치한 역사적인 카바레 이름입니다. 몽마르트 지역은 밭과 풍차가 많았던 파리 외곽이였으나, 집값이 싸서 가난한 사람들, 예술가들이 모이면서 유흥가도 번창하게 되었다고 해요. 영화의 OST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Christina Aguilera)의 노래 레이디 마말레이드(Lady Marmalade)는 아마 들어보지 않은 분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지요! 이 영화는 히트 팝송을 엮어 주크박스 뮤지컬 형식으로 만든 게 특징이고, 화려한 비주얼로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물랑 루즈 등 카바레와 카페 등에 자주 출입하며 수많은 작품을 남긴 화가가 있는데요, 그는 바로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입니다. 그는 10대 때 사고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게 되었고, 평생을 지팡이에 의지해야만 하며, 152cm의 단신으로 살았습니다. 그는 물랑 루즈를 비롯한 여러 밤업소, 써커스, 사창가 등 에서 매일밤 스케치를 했고, 그 곳들의 광고 포스터를 그려주는 것으로 돈을 벌기도 했다고 해요. 또한 매춘부나 댄서들을 모델로 삼은 그림도 다수 그렸지요.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신체 장애가 있던 그는, 하층계급 여성들과 일종의 동질감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추측해보기도 합니다. 또한 압생트와 같은 독한 술을 즐겨마셨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 때문일까요. 그는 알코올 중독과 매독으로 서른 여섯이라는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물랑 루즈: 라 굴뤼(Moulin Rouge, La Goulue), 1891


로트렉은 후기 인상주의 대표화가이자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단순 상업 포스터를 예술적 경지로 승화시킨 장본인으로 평가받기도 합니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은 일본의 판화인 우키요에의 평면적 특성, 파격적인 구성에서 영감을 얻어 과감한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로트렉은 파리의 모습을 담은 광고 포스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그려냈습니다.


1891년 제작한 <물랑 루즈: 라 굴뤼(Moulin Rouge, La Goulue)>는 그의 첫 포스터 작품으로 이 작품을 통해 파리에서 더욱 큰 유명세를 얻게 됩니다. 1891년 12월 파리에는 이 광고 포스터가 3000부 이상 출력되어 부착됐어요. 그의 포스터에는 물랑 루즈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한 두 명의 예술가가 그려져 있는데요. 허공에서 다리를 올려 차고 있는 여성은 캉캉 무용수인 라 굴뤼이고요, 그녀의 댄스 파트너는 유연한 것이 특징인 발렌틴입니다. 로트렉은 얼굴의 특성을 캐리커쳐처럼 과장되게 표현하였습니다. 발렌틴과 청중의 실루엣은 구성을 더욱 역동적으로 만드는데요. 짙은 검정, 포스터 속 타이포그래피는 이미지와 효과적으로 어울려 있으면서도, 먼 거리에서도 금방 알아볼 수 있도록 단순화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현대 그래픽 예술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고요.


물랑 루즈에서(At the Moulin Rouge), 1892-5


로트렉의 또 다른 작품인 <물랑 루즈에서(At the Moulin Rouge)>도 살펴볼게요. 전경에는 거대한 녹색 얼굴이 일부 잘린 채 그려져 있고, 마치 불빛이 아래에서 위로 비치는 것처럼 보여요. 인물이 화면의 중앙에 있지 않고, 한쪽에 치우친 채로 일부는 잘려있는 것은 그림의 바깥으로 화면이 이어져나가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아요. 마치 스냅 사진 같은 거죠! 뒤 배경에는 무용수인 라 굴뤼가 있고요. 방은 짙은 녹색과 갈색이 뒤섞인 색의 커튼으로 표현돼 있어요. 물랑 루즈의 정기적 후원자인 로트렉은 자신만의 예리한 관찰력으로 이 그림을 그렸는데요. 등장인물들 모두 실제 그곳에 자주 드나들던 사람들이라고 해요.  


툴루즈 로트렉의 그림을 상기해보면서 영화 <물랑 루즈>를 다시 한 번 감상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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