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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rgundy Jul 01. 2021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2003)


오늘 소개드릴 영화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Girl with a Pearl Earring)>(2003)입니다. 네덜란드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 (Johannes Vermeer, 1632~1675)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요, 영화의 제목은 그의 작품 이름에서 따 온 것입니다. 요하네스 베르메르 역에는 콜린 퍼스가, 해당 그림의 모델이 된 그리트(Griet)역에는 스칼렛 요한슨이 연기하여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베르메르의 일대기에서 많은 부분을 가져왔지만, 그리트에 얽힌 이야기는 픽션이라고 합니다. 현존하는 그의 작품은 37 점으로, 제작년도가 분명한 작품은 3점 뿐입니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설명드릴게요. 영화는 1660년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진 그리트는 화가인 베르메르의 집에 하녀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점차 그리트는 물감을 섞거나 그림 작업을 돕는 일을 하게 되고, 그러다 베르메르의 후원자인 반 라이벤의 눈에 들게 됩니다. 그녀와 함께 있는 그림을 그려달라 요청하였으나 거절하고, 대신 그리트의 초상화를 그려주기로 합니다. 베르메르는 초상화를 위해 그리트의 한쪽 귀를 뚫어 아내의 진주 귀걸이를 걸어줍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oil on canvas, 44.5x39cm, 1665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로 불리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살짝 돌려 관객을 응시하는 소녀는 신비로운 인상을 줍니다. 베르메르가 즐겨 쓰던 노랑과 파랑의 의상과 진주 귀걸이는 이국적 매력을 뿜어냅니다. 파란 터번은 엄청난 가격을 호가하던 울트라마린 안료로 채색되었는데, 당시 해당 안료는 청금석에서 제조되는 것으로 산출되는 지역이 매우 협소해 가격이 매우 비쌌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울트라마린은 성화의 성모마리아와 왕족에게만 쓸 수 있었던 색이지만, 그는 파격적으로 중하층 시민의 옷에 그려넣습니다. 이 작품은 특별한 색채를 사용해 오묘한 색감을 잘 표현해냈다고 평가받습니다. 또한 진주 귀걸이는 흰 안료를 묻혀 캔버스에 찍었고, 귀에도 닿아있지 않은데, 그 질감과 반짝임이 잘 표현됐습니다. 밝은 색채와 검은 뒷배경은 정제된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인물을 더욱 돋보이게 했습니다. 베르메르 특유의 빛과 명암으로 세련된 감각을 보여줍니다. 


실제 작품 모델이 누군지 궁금해하지만, 학계에서는 이 작품이 특정 인물의 초상화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과장된 얼굴 표현이나 유형을 묘사한 ‘트로니(Tronie)’로, 그 중 한점으로 꼽힙니다. 상상 속에서 만들어진 인물이라는 것입니다. 트로니는 ‘얼굴’을 의미하는 17세기 네덜란드어로,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트로뉴(trogne)’가 어원입니다. 


우유 따르는 하녀, oil on canvas, 45.5x41cm, 1658


베르메르의 또 다른 작품 한 점 <우유 따르는 하녀(The Milkmaid)>(1657~8)를 살펴보겠습니다. 가난한 하녀가 홀로 거친 부엌에서 빵을 담고 우유를 따르고 있습니다. 하녀는 힘든 일을 하고 있지만, 작품에서는 자애로운 표정을 하고 있으며 진중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좌측 창문을 통해 따스한 햇빛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성실하게 노동을 하는 모습, 삶의 면면이 잘 표현되었습니다. 소시지나 버터, 치즈, 달걀, 굴 등이 없는 단촐한 식탁은 절제의 덕목을 잘 보여줍니다. 


평범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그린 베르메르. 일상의 아름다움을 생각해보시면서 이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감상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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