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니의 노트테이킹
저는 브런치, 워드프레스 블로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여러 매체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각각에 올리는 목적, 컨텐츠, 페르소나 그리고 개인을 얼마나 드러내는지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고 있죠. 특히 브런치는 제게 꽤 각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스무 살 때의 엽서여행 시절부터, 스물세 살의 첫 창업, 그리고 처음으로 스타트업에 입사했다가 퇴사했던 이야기가 차곡차곡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참으로 각별한 추억과 기록의 공간이지만, 과거의 글들을 보면 왜 저렇게 화가 나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참 미숙하고 어린 구석도 많았다는 걸 느끼곤 합니다. 결핍에 대한 원망, 나만이 정답이라는 오만,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가득한 글귀들이 한웅큼 쌓여있거든요. 그래서인지 브런치에 모여있는 글들은 마치 오래도록 쌓여 간 폴라로이드 사진첩같은 느낌입니다.
성장해 온 나의 모습을 반추하고, 회상하고, 또, 지금의 상황에 비추어 보며 얼마나 나은 내가 되었는지 상기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한 챕터를 매듭짓고, 새 종이에 새 장을 써내려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브런치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것이 스무살 때였는데 벌써, 스물 여덟. 아니, 6월부턴 두 살이 깎여서 다시 스물 여섯이 되었네요. 브런치에서 썼던 글들은 다음 메인페이지에 수 차례 소개되기도 했고, 지금까지의 누적 조회수는 52만 회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읽혔던 글은 13만 번 읽히기도 했고요.
브런치는 제가 처음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던 플랫폼이자, 창업, 취업, 개인 활동들에 힘을 실어준 플랫폼입니다. 제가 브런치에 올린 글을 읽으시던 독자님들과 인연이 닿아, 좋은 기회를 제안받곤 했거든요. 또한, 여전히 제가 보유한 매체들 중에 가장 일관되게 노출되고 있는 컨텐츠들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케터에게 롱런하는 컨텐츠와 플랫폼은 정말 중요하거든요ㅎㅎ)
브런치를 떠난다는 작별인사는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아요. 다만, 작가 김재일의 개인을 담는 공간과, 마케터로서의 페르소나 죠니를 담는 공간이 분리될 뿐입니다. 이미 브런치는 어떤 사업의 목적이나, 공적인 담론을 담아내기에는, 너무나 개인적이고, 투명하고, 못난 구석도, 내 눈에만 예쁜 구석도 많은, 김재일 그 자체가 되어버렸거든요.
죠니의 노트테이킹에서는 다른 페르소나를 가질 예정이지만, 아마 제 브런치에 오래 머무르셨던 분들이라면, 갸가 갸구나 알아보실 거예요. 쉼표를 자주 쓰는 제 글쓰기 습관도, 긴 문장을 한 숨에 읽게 만드는 기술도, 이상한 구석에서 고집을 부리고, 예리한 척 하는 제 성격은 어디 가지 않았으니까요.
브런치에는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삶의 큰 변화, 여행, 감상과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담아내게 될 거예요. 죠니의 노트테이킹에는 그래도 스무살보단 조금 으른이 된, 마케터 죠니의 분석적인 면모를 조금 더 보여드릴 예정이고요.
마무리하며, 그간 브런치에서 가장 인기있었던 글 Top3, 그리고 작가의 Best Pick을 링크했습니다. 스물두세살 즈음에 썼던 글들이네요.
읽을거리 한웅큼 던져드리고 인사드립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새로운 페르소나로도 인사드릴게요.
또 만나요!
안녕하세요, 포토그래퍼, 마케터 그리고 작가 김재일입니다:)
johnny@dreamstorysna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