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고용량항암, 조혈모세포이식 완료, 1/2
1차 고용량항암과 조혈모세포이식 3주 후, 일반병실 이동
조혈모세포이식병동에 입원하고 1인 무균실에서 3주를 있었다. 그리고 백혈구와 호중구가 3일 연속 상승세로 돌입했을 때 병원 원칙에 따라 일반 병실로 이동, 단 RSV와 리노바이러스가 여전히 검출되었기에 정음이는 2인 격리 일반병실로 옮겨야 했다. 생각해 보면 무균실에서 있는 시간보다 2인 격리실에서 있는 시간이 더 '고통' 스러웠다. 정음이도 그랬지만 솔직히 내가 더 힘들었다........
격리실에 있는 동안 정음의 녹색 위액 구토와 설사는 지속되었다. 일단 설사가 어느 정도 멈추고 죽 및 밥 식을 한번 이상 해서 장에 이상이 크게 없다는 게 확인이 되어야 퇴원. 즉 퇴원이 '기약 없음'이라는 상태에서 마냥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 앞에서 무력함을 동반한 간병 및 투병의 고단함은 이미 한계에 닿아 가고 있었던 것.
(시간 순으로 대략 투병 시간을 복기해 보자면)
1. 일반 병실 와서 청력검사를 우선 바로 했다.
'잘 안 들려' 소리를 몇 번이나 했던 정음이었기에. 고용량 항암의 부작용일까. 고주파 청력이 급속도로 상실 및 기능 저하됨을 확인하고 지속적으로 검사하기로 확인. (퇴원 후 이 '청력'이 정음에게 복병적인 부작용이 되고 있다는 걸 이땐 자세히 체감하지 못했다..............)
뇌 CT도 다시 찍었다.
신경외과 교수님을 직접 대면하진 못했지만 소아과 주치의 교수님께 전언들은 바, 뇌실 크기라든지 션트 조절 이후에 큰 변화는 보이지 못했다는 것. 일단 직접적인 이상 현상이 환우에게 발생하지 않는 한 지속적인 관찰을 하는 것 정도. (션트 가지고 있는 아이는............... 늘 노심초사하면서 확인해야 한다............. )
2. 그렇게 만나고 싶었던 가족과 조우.
특히 정음에게는 일평생 유일한 친구이자 동지나 다름없는 쌍둥이 형제를 만나고 그 순간이 정음에게는 유일한 '힐링'이었다. 격리실에 있으면서 거의 갇혀 있는 삶을 살아서 무척이나 스트레스가 엄청났던 정음과 나에게 (어쩌면 내 쪽이 더-) 건강하고 발랄하고 명랑한 첫째 아이를 만나는 단 30분 정도의 시간이 유일한 하루들의 '즐거움'이고 '생기'였다........
3. 가래 구토와 설사
새벽에도 밤에도 설사가 여전해서 멈출 기미 없는 정음이의 상태를 보고 나는 솔직히 점점 더 극도의 스트레스로 치닿기 일쑤였다. 환기도 안 되는 격리실, 옆 환우와의 체감 거리는 거의 밀착 수준....(2인실이 그 2인실이 아니다................. 엄청 비좁고 불편하고 그 와중에 비싸기까지 한....)
위액을 동반한 가래구토는 여전했다.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 백혈구와 호중구 등등의 피검사 이후 '수치' 들은 모두 '뻥' 같이 느껴지고 여전히 힘들어하는 정음이를 옆에서 지키면서 설사 똥을 수시로 치우면서......... 나는 솔직히 내 존재조차 '똥'이 되어 가는 경험을 하고 말았다. 이걸 어찌 국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4. 극으로 치닫는 간병 스트레스와 우울
퇴원 전까지 간병 스트레스는 극도로 치닫고 있었다. 하긴. 3주 무균실에 이어 거의 2주가 다 되어갈 때까지 격리실에서 내내 정음이와 붙어 있으면서 그야말로 '시달렸기' 때문일 테다. 극단적 생각을 '여전히 '가끔 하고 마는 건 간병 스트레스가 심했기 때문이었다. 너무 힘겨운 것이다........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아이. 걷지 못한 채 대소변 받아 내야 하고 무엇보다 짜증을 있는 대로 부릴 때 그걸 다 받아줘야 하는 현실...... 짜증을 부리는 정음이에게 같이 더 심한 짜증을 내 버릴 정도로 내 스트레스는 한계에 부딪혔다.
무균실 2주 차에 거의 대상포진이라고 생각될 만큼 온몸이 아프다가 갑자기 간지러움이 극에 달했었다. 건강상태도 좋지 않은 그 상황에서 아이를 간병하고 있자니.......... (말해 뭐 할까. 그 극도의 고통을-) 그건 사는 게 산다고 말할 수 없는 '삶'이었다... 화장실에서 라면 햇반 반찬 겨우 10분 만에 먹고 다시 나와서 정음이를 돌보고. (한 달간 금식하며 투병하는 아이 옆에서 나는 식사를 할 수 없었다. 먹고 싶은 마음도 사실 없었고......) 그래서인지 영양 불균형 탓에 내 몸은 이미 망가질 데로 망가져 있었다.....
신체는 그렇다 치고 정신은 피폐의 사막 그 자체였다. 정음이는 가끔 (아니 종종, 자주) 나를 달달 볶는다... 그걸 거의 1년 이상 받아주면서 살다 보면 뭐랄까. 사람이 좀 미쳐간다... 물론 안다. 유일하게 볶을 수 있고 괴롭힐(?) 수 있는 존재가 아이에겐 엄마라는 것. 그러나 그 엄마도 사람이라서. 심신 여유가 거의 바닥이 나면 나는 '괴물'로 돌변하곤 했다..... 이번 입원 때도 그랬다. 어쩔 수 없었지만. 누군가는 나에게 돌을 던질까.... 그래도 할 말 없다.... 순간 돌변하는 신경질적인 히스테리와 짜증을 내내 받아주다가도 도저히 나로서도 받아줄 수 없을 때 나는 냉정하고 차가운 엄마가 되어 버리고 만다.......
5. 극적인 회복 기미, 그리고 퇴원
설사의 횟수가 줄어들고 물처럼 나오던 설사가 조금씩 밀도감 있게 찐득(?) 해 져갈 때. 주치의 교수님도 간병 어미의 힘겨운 스트레스를 얼굴에서 다 읽어내셨는지, 죽 식과 밥 식을 시도하자는 말씀을 남겨주셨다. 그건 마치 지옥에서 내내 시달리며 살다가 겨우 지상으로 꺼내지려는 듯한 '희망'이었다...
그렇게 죽을 3끼 먹고, 밥을 3끼 먹으려는 시도를 2일에 이어 관찰했다. 정음이의 장 상태를 지켜본 결과. 우선 퇴원 소견을 내주셨다. 물론 그 또한 안다... 거의 임시방편에 가까운 퇴원이라는 것. 고용량 항암인 티오테파의 무시무시한 부작용은 '점막염'인데, 특히 정음이의 장점막을 모두 헐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아무리 강한 지사제를 복용해도 쉬이 낫지 않는 상태의 정음이었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서 마냥 병원에 있을 수도 없었기에. 우선 어느 정도 집에서 회복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을 때 보통 퇴원 권고를 해 주시는 데 이번이 그러했던 것.
결국 우리는 입원 31일 만에......... 집으로 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내 상태는 거의 심신 '죽을' 지경에 처했을 때 간신히 구조된 기분이었다...
고용량 항암의 무서움. 남겨진 후유증과 부작용.....뇌병변 중증장애아
여기까지. 1차 고용량 항암과 조혈모세포이식의 입원은 31일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 퇴원해서 집에서 요양하며 다시 잦은 외래를 다니고 있다. 이비인후과 청력검사를 다시 했고, 그 결과 나날이 청력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을 확인. 더 심해지면 인공와우수술도 할 수 있다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정음의 삶은 이미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그때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꽤 많은 것들을 앞으로 포기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좀 극단적으로 표현해 볼까. 항암은 우리로부터 아주 많은 것들을 빼앗아갔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정음이는 '뇌병변 중증장애인' 판정을 최근에 받았다. 입원 도중에 심사 통과가 되었다는 서류를 받았다. 그리고 지금은.... 정음의 복지 카드가 발행됨을 대기 중이다....
그뿐일까. 청력이 이렇게 급감할 줄은 사실 몰랐다....... 청력장애까지 '추가' 해야 하는 지경에 처하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기묘한 내 '직감'이자 '예감'이 무서울 뿐이다. 부디 엇나가길 바란다.......
이미 탈모를 비롯하여 속눈썹까지 다 빠졌다.... 눈썹이 참 예뻤던 정음이었는데.... 참 잘생기고 예쁜 내 아들은. 시력과 청력이 점점 나빠져간다... 머리카락은 잔디처럼 나려 해도 다시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뇌 수두증 탓에 눈동자 위치가 완전한 제자리에 있지 못하다.
잘 걷지 못했지만 그나마 재활하려고 열심히 엄마 손과 부축에 의해 조금 걷던 정음이의 다리는, 고용량 항암과 이식 이후에 근력이 완전히 풀어져서 지금은 거의 부축임에 의해서도 발바닥 통증을 느끼고 걷는 걸 힘들어한다...
140cm에 23kg...... 26kg로 입원 시작했던 정음이는 한 달간 금식했었다. 영양수액과 각종 수액에 의지한 채 지냈던 정음이의 체중은 날로 급감 중이다. 아이의 '뼈 말라' 수준에 달하는 기아 난민 같은 벗은 몸을 샤워시키면서. 체감적으로 보이는 정음이의 체중은 거의 20kg 도 되지 못하는 것만 같다...........
나의 아이는...... 나의 사랑스럽고 애교 많고 잔 정 많았던 너무 기특하고 착했던 아들 정음이는.......
9세에 악성 뇌종양 소아암 환우가 되었고...... 투병하면서...... 10세에. 뇌병변 중증 장애인이 되었다.......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불편한 상태가 되었다.... 잘 걷지 못하고 어쩌면 잘 듣지 못하게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각오했던 부작용들....... 각오했던 항암 부작용. 좋지 않은 상상들.. 그 상상들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 다가왔을 때.
어미로서 자식 아픔 앞에서 느끼고마는 극도의 비통함과 타오르는 심장과 오장육부가 다 타들어가고 사지가 찢기는 참담함...........이걸 어떻게 활자로 표현할 수 있을 텐가........
언제나 글 앞에서 실패하고 만다.
이 시절 우리의 투병 시간을 낮낮이 현실적으로 기록하면서....... '어미'인 내가 느끼는..... 내 아들의 슬픔과 고통 앞에서.... 허들이 많이 생긴 현생 앞에서. 그걸 모조리 같이 견디고 같이 이겨내고 있는 이 심정은.......... 절대로 적확한 활자로 표현할 수 없음을........안다....다만 처한 상황과 국어적 묘사가 실제에 가까워지기 위해 처절히 몸부림 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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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괜찮다. 아니. 정음이는 지금 괜찮다.
정말이지 다 괜찮은 이유는 오직 이것 하나다.
우린 지금 살아 있다.
우린 지금 함께 산다.
이것 이면 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너무 비장한 아니냐고 할까? .......... 이미... 1년 정도... CPR 방송이 여기저기 울려 대는 병원에서. 거의 매주 매일 매달. 소아암병동에 입원하는 생활을 지속하면서...... 같은 질병의 어떤 환우의 재발이나 전이로 인한 하늘나라 소풍 소식을 접했을 때..........
이미 나는 사실 이 질병의 참담함을 알았을 때. 각오했었다.
그 어떤 '장애적' 현상이 다가와도. 살아만 있으면 된다는 것.
이 치료의 목표는 '오래 살리기' 였고 여전히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소아암 '생존자' 로서. 산정특례가 끝나는 10년 그 이상까지.
정음이 널 오래 살리는 게 내 유일한 삶의 소명이자 방향이 되어 버렸기에......
다른 부차적인 건 이제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 버렸다............
이 정도의 마음으로.......... 처절한 비통과 고통을 숨긴 채.
나는... 정음이와 함께. 그리고 건강한 첫째... 나의 두 아들을 지키기 위해.
내 모든 걸 바치고 살아내고 있는 중이다..............
웃으며. 씩씩하게. 아무렇지 않은 듯. 이젠.....나도 단련이 되어 가는 중인걸까.
아직은. 모를 를이다...
다만. 두 아들과 행복할 것. 우리가 함께 하는 이 매 순간. 귀하다는 걸 절절히 아는 내가 되어갈 뿐......
2024년 5월
5/1 : 보행장애, 동네 병원 뇌 MRI 및 정밀 검사 소견서 입수
5/2 : 분당차 MRI 및 긴급 입원 (소아청소년과 - 신경외과 이동)
5/3 : 1차 개두술, 수두증, 션트 (스트라타 1.0)
5/8 : 수모세포종 진단, 2차 종양제거 개두술
5/9 : 중환자실, PICC 시술
5/10~22 : 일반실, 병동생활
5/22 : SMC 대리 진료, 긴급 전원, 퇴원과 입원 수속
5/22-23 밤부터 새벽까지. MRI, CT, X-ray 등 모든 재검사 진행
5/24 : MTX 항암제 1차 투입, 히크만, 골수검사, 요추천자
5/27~6/3 : 1차 항암 A플랜 입원
2024년 6월
6/6~15 : 응급실 재입원.... 열남, 균배양검사 - 중심정맥관 포도상구균 발현
6/20~25 : 2차 항암 B플랜 입원
2024년 7월
7/4 : 혈소판 수혈, 그라신 수치주사
7/7~10 :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한 조혈모 채집 입원
7/19 : 양성자 마스크 제작 및 모의 치료
2024년 8월
7/29~9/2 : 양성자 25회 차 (전뇌전척수 : 13회 차 / 이후 부분 양성자 12회 차)
이후 일주일 간격 피검사-수치주사-헤파린 주입 등 기타 중심정맥관 관리
2024년 9월
9/25~28 : 3차 항암 A플랜 입원
2024년 10월
10/2 : 빈크리스틴, A플랜 주입 끝
10/6~10/12 : 급 응급실 입원 (균배양검사 2회, 기타 항생제 및 수치주사, 적혈구, 혈소판 수혈 등)
10/28~11/1 : 4차 항암 B플랜 (낮병동)
2024년 11월
11/4 : 잔여 빈크리스틴, 피검 ANC 870
11/8~12 : 재입원, 뇌 CT, 션트 재조절 (원복, 1.5 -> 1.0)
11/15 :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초진
11/26~30 : 5차 항암 A플랜 입원 (MRI, 뇌 CT, 션트 조절 2.0 -> 0.5)
2024년 12월
12/4 : 잔여 빈크리스틴, 뇌 CT
12/13,16 : 뇌 CT, 신경외과 외래 (리비전 수술 보류, 현재 스트라타 0.5)
12/26~31 : 6차 항암 (입원, 이식 전 검사 진행)
2025년 1월
1/3 : 잔여 빈크리스틴, 피검 ANC 520
1/6 : 외래, 수혈 (혈소판, 적혈구, 수치주사 등)
1/9~14 : 응급실 재입원, 이식 전 MRI
1/20 : 신경외과, 혈종과 외래, 조혈모 이식 전 교육
1/27 : 조혈모세포이식병동 입원
1/28~2/2 : 1차 고용량 항암
2025년 2월
2/5 : 1차 조혈모세포이식술
2/16 : 조혈모세포이식병동 퇴소, 일반병실 이동
2/26 : 퇴원
2/28 : 혈종 외래 (5h 수액), 이비인후과 청력검사, 1차 보청기 권고 소견 접수 (4월 재검사)
2025년 3월
3/5 ; 외래
[일반 항암]
* A항암 : 요추천자 (MTX) , Vincrisine, Etoposide, Cyclophosphamide, Cisplatin, Mesna
* B항암 : 요추천자 (MTX) , Vincrisine, Etoposide, Etoposide, Ifosfamide, Carboplatin, Mesna
* VP 션트 : 스트라타 1.0 (처음) -> 1.5 (10/31) -> 2.0 (MRI 후 중간 변화 발견) -> 0.5 (11/28) -> 1.0 변경 (2025. 2/6 NS 오더)
[1차 고용량 항암]
* 금식, 사전 Famotidine, Ondant, 매일 Heparin
- 1/28~30 : Carboplain (6h)
- 1/31~2/2 : Thiotepa (2h) / Etoposide (6h)
정음의 일상 투병은 인스타그램에서도 영상 등으로 소통 중입니다.
여기저기에서 '정음' 이를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 무척 큰 위로가 됩니다.
황송하고 감읍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happyheaven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