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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경화 Sep 18. 2021

'조언'을 '조심'하지 않으면 '조롱'을 당한다.

sns 속,그리고 다가오는 추석, 분에 넘치는 '조언'의 당위성에 대해

책 읽기 열풍에서 책 쓰기 열풍으로 옮겨가고

니가 하니까 나도 안하면 안될 것 같은

불안감을 가지고 사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현재 책에 미쳐 살고 있다. 


 



글쓰기보다 책쓰기가 중요하고 책쓰기 강좌로

돈벌이 수단이 되면서 너도나도 작가로 입문하고

그 트렌드를 조용히 보아오던 나는…

어느 날 꾸준하게 쓰던 초고를 가지고 출판 직전까지 갔지만

잠정보류의 캔슬을 냈다. 


 


나에게는 글쓰는것이 최고의 행복 중 하나이다.

세상에서 최악의 가성비라고 생각하는 것이 ‘책’이라 생각하고,

책을 너무나도 사랑하며

책 속의 글, 글 속의 문장, 문장 속의 단어, 단어 하나를

어떻게 조합했을지, 고뇌했을지,몇 일 밤을 작가가 온 몸으로

써 내려간 글일지 누구보다 절절하게 알고 있는 내가

단어,문장,글보다 오로지 책이 중요하고, 예쁜 책 표지가 중요하고, 그렇게 스템프 도장 찍듯 책 한권 씩 내는 유행처럼 번지는

이 모든 행태가 작가로 살아보고자 하는 당시의 나를

매우 무기력하고 사기를 뚝하고 저하 시켰다. 


 


대학강단에 교수님들을 앉혀놓고도 나는 이렇게 강연한다.

“이 시대…지식인은 많은데 지성인은 드물며, 매너는 머리로 너무나 잘 인지하고 있지만 실상 기본적인 에티켓도 못 지키는 사람들이 수두룩 합니다.”.

뼈속까지 긁는 말에 장내가 조용해진다. 


 



책을 많이 읽고 똑똑하며 많이 알고 학문적으로 위상이 높아지면

무엇 할 것이며?

다작을 한 들 또한 무엇이냐?

상대에 대한 노력과 과정 혹은 어줍잖은 충고 랍시고

훈수를 두며 ‘라떼는…’하면서

‘선배가 말이다…’하면서 ‘한마디만 할까?’하면서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의 대한 배려도 묵인한채


일단 내가 너보다 많이 살았고 많이 배웠고 많이 알았으니

‘내 말을 들어라!’이거다.

‘들어볼래?들어줄수있니?’권유나 청유형의 단계도 아니다.


그저 내가 나이 많고, 내가 너보다 많이 아는 것 같으니

내 생각은 이렇다.들어라.이 태도로 일관한다.


정말 안타깝게도 당신은 당신이 그러한지를 모른다.

그러하여 당신의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이유다. 


 




유영만교수님을 평소 매우 존경하며,내가 애써 가장 많은 조언을

여쭙고자 해도 내게 결코 쉽사리 말씀하시지 않는다.

알아서 깨우치게 하시며 소위 일상의 대화 속에서 가르침을 주신다.

교수님과 10년이 넘은 긴 세월 속 인연이 있어도

‘경화야. 혹은 경화대표. 이렇게 해. 저렇게 해봐’

내가 하고자 하는 것, 현재 내가 가는 일에 함부로 조언을

던져 보신적도, 던지지도 않는다.





이건 내가 오랫동안 모신 은사님, 그러니까 나의 지도교수님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20년 제자지만 이만큼 성장한

내가 가끔 응석받이로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니가 맞네,내가 틀렸네를 말하지 않으신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고 행여나 가는 길이 힘들 수 있고 안 맞을수 있을 때 자신을 다독여야지 

쉽게 지치지 말라는'지혜'를 말씀하신다.


그 독하디 독하신 나의 은사님도 이제 어엿한 사회인으로 나를 존중해주신다. 


 


그런데 이놈의 sns 속 몇몇의 사람들은 나를 본적도 없으며, 알지도 못하고 서로 간 텍스트로

예의상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나의 멘토 교수님도 안하시는, 나의 은사님도 안하시는 조언 따위를 그냥 마구 해버린다. 


 -



내가 가장 건방졌을때는

내가 사회초년생에서 30대 초반시절까지였다.

이제 막 사회에 물들어 사회에 찌든 때에 젖어

나보다 조금 어린 동생들과 후배들에게 목에 힘주며

재수없게 조언하면서 술 사줬을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같잖아서 말이 안 나온다.





가장 얕은 지식을 가질때나 알 듯 모를 듯 가볍게 자신에 대해

망각하며 자만할 때 가지게 되는 무서운 오류가 있을 때

사람들은 남에 대해 쉽사리 평가하고 판단하며 이래라저래라 한다,

내가 딱 그 시기에 건방을 떨며 나보다 어린동생들 불러다가

어줍잖은 조언을 하며 사회생활에 논했다.

내가 그 당시 안다면 얼마나 안다고 말이다… 



나 자신을 끊임없이 채워나가야 할 시기라는 것을 알 때나 혹은

나의 삶에 집중하게 되면 상대의 삶도 지극히 존중할 수밖에 없으며 혹은 관심을 둘 여력이 없다.

이도 저도 아닌 언저리에 있을 때 내가 아닌 남이 신경 쓰이고


남도 관심 가지고 남에게 비교하고 남에게 훈계하고

남에게 쓴 소리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자신을 몰라보는 것이다. 


 


며칠 있음 추석이 다가온다.

가족이라고 예외 없다. 친척들이 한데 모인 자리에 불편해지는 것이 바로 

취직 언제 할래? 결혼 언제 할래? 애 언제 낳을래?

지금 애를 낳지 않으면 어쩌고 저쩌고……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나이를 먹고 블라 블라…


결국 가족이라서 해준 애정이 담긴 조언들이 조롱이 되어 서로의 속만 긁어 버린다. 


 


“조언은 고로 조심하는 것이다.”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거리에서….

하물며 말하지 않아도 어찌 보면 '본인이 가장 잘 아는 현실'을

구태여 박박 긁어댈 필요가 없다.



그렇게 굳이 한마디를 해주고 싶다면

[가장 우회적인 표현과 예쁜 단어]를 골라

한가위답게 선물포장을 고이고이 해서 전달할 필요가 있다. 


 

 


"조언을 조심하지 않으면 조롱을 당한다."


당신의 조언은 우선 , 당신 자신에게 해라.

당신이 가장 조언을 받아야 할 대상이니까. 


 




by.글쓴이 송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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