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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석 Jul 24. 2022

각개격파에서 전면전까지

이순신 장군의 퀵윈 전략과 한산대첩

이 글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임진왜란 초반 승리의 방법을 한번 추적해 보고자 한다. 도대체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이긴 것인지 알아보는 것이 우리 삶에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이순신 장군이 초반에 출정을 했을 때 판옥선이 24척 밖에 되지 않았다. 거북선도 완성이 다 안 되었는지 없는 상태였다. 원균이 가져온 4척의 판옥선과 합쳐도 28척밖에 되지 않았다. 적군은 수백척인데 전면전으로는 승부가 나지 않을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한 것이 바로 각개격파였다. 적군이 우리 각 포구를 점령하고 노략질을 하려고 분산된 상황에서 각 포구를 하나씩 급습하여 각개격파로 승리를 쟁취한 것이다. 옥포, 합포, 적진포, 사천, 당포 등에서 원거리 포격전으로 나누어진 적에게 승리를 했는데 이 때 깨부순 적선이 90여척(배의 숫자는 기록별로 각자 달라 참고로 보면 좋을 것으로 판단됨)에 달한다. 각각의 싸움은 작았지만 깨부순 적선을 모아 보니 적에게 준 피해는 상당했다.


사천해전에서는 처음으로 거북선을 활용하였다. 거북선을 통하여 적과의 근접전, 돌격전이 가능해 지게 되었고, 거북선의 성능이 정확히 확인이 되자 이제 적과의 전면전을 벌이게 된다.


작은 승리를 여러 번 하게 되면 조직의 사기는 크게 상승하게 된다. 운동경기든지 실제 전쟁이든지 작은 영역에서 승리를 여러 번 쟁취한 사람이 큰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이런 것을 퀵윈(Quick win)이라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초반에 쓴 전략이 바로 이런 각개격파 전술이다. 영어로는 ‘divide and conquer(분할정복법)’이라고 한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를 이끌면서 엄청난 성과를 거둔 박항서 감독도 작은 승리를 통해 성공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결국 큰 일을 성취할 수 있었다.


각개격파로 사기를 끓어 올린 이순신 장군과 삼도수군연합부대는 한산도 앞바다에서 일본군과 전면전을 진행하여 70여척의 일본군을 궤멸에 가까운 타격을 주게 된다. 그동안 다수의 경험을 쌓은 포격과 돌격(거북선)을 조합하여 적을 섬멸하였다. 이 전쟁에서 패배한 일본의 장수 와키사카는 무인도에 표류하여 해초를 먹다가 겨우 구조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용인전투에서 1,600명으로 조선군 5만명을 무너뜨린 일본의 명장에게 참혹한 패배를 경험시킨다. 어떤 상황이든 방심과 자만은 승부에 치명적이라는 점을 이런 사례는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어떤 일을 대할 때 그 일이 너무 거대하면 우선 포기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 프로젝트 관리 기법을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프로젝트 관리기법의 핵심은 일을 작은 단위로 쪼개서 정복을 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관리는 학문적으로 점차 정립되고 있지만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1. 일의 범위(목적)를 정하고(Scope관리)

2. 일을 쪼개고(Work Breakdown Structure)

3. 쪼개진 일을 수행할 기간과 작업간 선후관계 또는 병렬관계를 정해서(일정관리, Critical Path 방법론)

4. 그의 진척도를 관리하면서 추진하는 것이 바로 프로젝트 관리이다.(일정, 비용, 품질, 위험 관리)


예를 들어 사람들에게 “부산까지 걸어가라”고 하면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30일을 기간으로 잡고, 오늘은 수원까지, 내일은 천안까지 뭐 이런 식으로 매일 매일 할 일을 쪼개고 진도를 관리하는 표를 하나 만들어 놓으면 두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단위과업 별로 매우 높은 집중도와 동기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400여년전 이순신 장군은 이러한 분할정복의 방법을 잘 활용하였다. 우리 앞에 닥친 문제도 이렇게 쪼개서 격파해 나가면 어떨까? 일을 쪼개서 순간 순간,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면서 나아간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 사천해전도.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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