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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석 Jul 24. 2022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은 회의로 일했다

이순신, 부하들과 회의하며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다

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일까? 만약 2명을 뽑으라면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일 것이다. 이 두 분은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광장에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럼 이 두 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국민을 사랑하고 자신의 일을 창의적으로 열심히 하고 좋은 성과를 창출하여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 공통점이 아닐까 한다. 또 하나 중요한 공통점은 두 분다 회의로 문제를 풀어갔다는 것이다.


4천년전 성인 임금인 순임금은 거리의 비천한 자에게도 묻기를 좋아했다고 하는데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두 분은 모두 다양한 의견을 듣기를 즐겨했고, 회의를 통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였다고 전해진다.


우리 민족은 이런 화백형태의 회의 문화가 잘 발전해 있었는데 깨어있는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최적의 안을 선택하는 것을 즐겼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위대한 왕인 세종대왕은 이러한 회의를 통한 경영을 역사적으로 가장 잘 실천하신 분이다. 항상 회의를 하실 때는 서로 의견이 상반되는 관료들을 참여시켜서 요즘으로 말하면 끝장토론을 시키고 이들의 의견이 점차 좁혀지면 그것을 잘 다듬어서 정책으로 만들어 반포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박현모 교수님이 지으신 『세종처럼』이라는 책에 보면 세종대왕의 즉위 첫마디는 “의논하자”였다고 한다. 『세종처럼』을 보면 보수주의자에 강경한 허조라는 재상이 수령고소금지법 개정에 대하여 대왕의 의견을 반대하다가 몇 번의 회의를 통해 승복하면서 세종대왕께 이 정도면 균형을 잡았다고 말하는 대목이 적혀 있다.


이러한 내용을 볼 때 허조 자신도 중용(균형감각)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첫 출전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은 부하장수들과 격의 없이 토론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결론이 하나로 모아지자 출전을 했다고 한다. 중지가 모아진 상태에서의 조직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사분란하게 주인의식을 가지고 움직이게 된다. 


또 이순신 장군은 항상 운주당이라는 곳에서 부하장수들과 격의 없이 밤낮을 토론을 하고 그를 통해 각종 전략 및 정책을 수립했다고 한다. 류성룡의 징비록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에 머무르고 있을 때 운주당이라는 집을 지었는데 그는 그곳에서 장수들과 함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투를 연구하면서 지냈다고 한다. 아무리 졸병이라도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지 와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는데 이렇게 계속 하자 모든 병사들이 군사에 정통하게 되었고 항상 의논해서 방향을 정하니 싸움에서 패하는 일이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아래와 같이 난중일기에도 종일토록 논의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원균은 부임하자 마자 이순신 장군의 부하들을 모두 내쫓고 제도를 바꾸었다고 한다. 이러자 군사들은 마음속에 원망이 가득차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 운주당에 자신의 첩을 데려다가 함께 살면서 울타리를 쳐 놓아서 장수들조차 그를 보기 힘들었다고 기록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병사들은 왜적을 만나면 달아나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서로 하면서 수군거렸다고 한다.


현대의 회사나 각종 조직에서도 이런 상황은 수도 없이 벌어지고 있다. 어설프게 똑똑한 척을 하는 임원이 부하가 다른 의견을 낼 때 몇 번 잔소리를 하거나 호통을 치면 그 뒤로는 조용히 그 임원의 말만 따른다. 하지만 뒤에서는 그 임원의 뒷담화가 돌아다니면서 조직은 패망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또한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잘못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상사가 어떤 기획을 해 달라고 지시를 내리면 거의 납기까지 혼자 열심히 작업을 하고 파워포인트 등으로 포장까지 다해서 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렇게 해야 기획력이 있다고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에서는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없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사도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기에 힘이 든 구조이기 때문에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은 것이다. 이렇게 일하는 경우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고 고집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


일을 잘하는 기획자는 처음 여러 자료를 수집하고 고민해서 기초적인 방향성을 잡은 후에 그것을 이해관계자들과 회의를 통해서 보다 정밀하게 검토하고 보완한 후에 최종적인 결과보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다양한 시각에서 검토가 되었기 때문에 기획안이 보다 정확하고 정밀해 질 수 있으며, 주위의 평가도 협업을 잘하고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다. 독자들께서도 기획자는 회의를 통해 자신의 기획안을 정밀하게 한다는 것을 잘 인식하면 좋겠다.


발상을 바꾸어서 세상 사람들은 모두 다른 환경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도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하며,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미지의 리스크를 최소화시키는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항상 귀를 열고 듣고, 묻고, 논의하라. 그것이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남긴 분들의 방법이다. 


사진 : Pixabay로부터 입수된 jh seo님의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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