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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Oct 31. 2023

미팅을 이렇게 하면 안되지.

미팅만 하면 지루하고 졸리고 짜증 날까

기업에서 회의나 미팅은 누가 옳은지를 찾는 게 아니라 무엇이 옳은지를 찾는 집단지성의 발현과정이다.


자기 생각이 옳고 제일이라는 고집과 집착을 버리고 남의 생각이 더 좋으면 기꺼이 수용하는 개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런 자세로 회의에 임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하지만 현실은 대개 그렇지 못하다.


회사에서는 계급이 깡패라고 윗사람이 부하직원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자신의 생각을 강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똥고집 상사에게 끝까지 자기 의견을 주장할 간 큰 직원은 없다.


이런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벌어진다.


"토론에서 이기긴 쉽다. 대개 등 뒤에 수십만 명의 군사를 가진 사람이 이기기 마련이다."


춘추전국시대에 나온 유명한 말이다.


"총에 총알이 들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총을 들고 쏠 수도 있다는 폼을 는 자가 회의를 이끌고 가기 마련이다."


어느 마피아 두목의 이야기다.


회사에서는 브레인스토밍, 아이디에이션(ideation) 등 여러 이름으로 회의를 소집한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라고 독려한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이런 시도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왜 그럴까?


잠깐의 형식적인 평등이 이뤄진다고 진짜로 대등하게 토론에 임하는 월급쟁이는 없다. 상사나 임원 등 계급순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오고 어떤 흐름이 있는지, 눈치를 보게 마련이다. 그러는 사이 신선한 아이디어는 꼬리를 감추고 사라진다.


회의를 주관하는 임원, 대표의 취향과 기대에 맞춰진 그렇고 그런 아이디어가 재탕, 삼탕 되는 수준에서 회의는 마무리되고 만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또한 대개는 회의를 주관하는 최고선임자가 쥐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별로 어렵지 않다. 비판하거나 조롱하거나 겁박하지 않고 듣고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대단히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임원이나 대표는 항상 바쁘다. 왜 바쁜지는 사실 잘 모르겠지만.  심지어 마음속에 정해진 답이 있는 경우가 많다. 회의의 형태를 빌려서 공식화하고 빨리 숙제를 주고 싶은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딴 소리나 이상한 소리를 듣고 있을 여유가 없다. 회의가 잘 안 되는 첫째 이유.


실적이나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욕심에 안절부절못하거나 마음속에 열등감을 갖고 있는 임원도 미팅에서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를 인내심을 갖고 경청하지 못한다.


본인이 직원들보다 더 나은 대안과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기도 한다. 부하직원 이겨 먹으려고 드는 임원만큼 한심한.... 회의에 참석한 직원들을 들러리로 만들어 버린다. 회의가 잘 안 되는 두 번째 이유.


이런저런 이유로 기업에서의 회의는 거의 80~90%가 무용지물이라는 컨설팅회사의 조사결과가 이미 나와 있다.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라는데, 안도의 한숨이....


회의를 생산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참여자가 논의를 우열을 가려야 하는 자존심 대결의 장으로 인식하지 않아야 한다. 대표가 신입직원의 아이디어를 경청해서 수용하고 결론에 반영하는 미팅이 어야 한다.


효과적인 회의가 안된다면 제일 먼저 회의를 주관하는 임원이나 대표가 대오각성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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