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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Nov 13. 2023

심장박동수 10억 번, 수명의 길이

심장은 언제 빨리 뛰나?

10억 번.


포유류가 평생 동안 뛰는 심장박동의 횟수이다. 신기하게도 종(種)과 무관하게 이 횟수는 엇비슷하다. 이 횟수가 정확한 것이냐 아니냐는 여전히 논란거리이긴 하지만 대략 이 심장 횟수만큼 심장이 기능하다가 10억 번 즈음에 도달하면 대체로 수명이 끝난다. 유일하게 인류만이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이 횟수를 늘려가고 있긴 하다.


그래서 심장이 빨리 뛰는 포유류는 수명이 짧고 천천히 뛰는 포유류는 수명이 길게 된다. 분당 1000번 뛰는 쥐처럼 작은 동물은 수명이 짧고, 분당 30회인 코끼리나 분당 10회 내외인 대왕고래는 그만큼 수명이 길어진다.


왜 이렇게 진화하였을까?


작은 동물들은 아무래도 포식자가 등장하면 곧바로 도망갈 수 있도록 항상 심장을 펌핑하여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는 게 생존에 유리하였을 것이다. 그 반대급부로 수명을 상당 부분 양보한 셈이다. 종족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개별 개체의 수명이 중요한 게, 아닐 수도. 반면 덩치가 크고 먹이사슬의 상위에 위치한 포식자들은 상대적으로 먹이사냥할 때를 제외하면 심장을 빠르게 펌핑할 이유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신기한 것은 같은 종 내에서도 심장 박동수가 각 개체별 수명의 길이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심장박동이 분당 90~100회인 사람이 분당 60회 내외인 사람에 비해 갑작스럽게 사망할 확률이 3배 이상이 된다고 한다.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프로 선수들의 평균수명이 일반인의 평균수명보다 짧다고 알려져 있다...


심장박동을 보면 평소에 빨리 뛰는 사람도 있지만 우린 대개 특정상황에 처할 때 매우 빨리 뛰게 된다.


우리의 심장이 언제 빨리 뛸까?


달리기나 과격한 운동을 할 때도 그렇지만 긴장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이 두근두근하기 마련이다. 심장이 벌렁벌렁하는 상황을 자주 겪는 사람은 그만큼 자신의 수명을 잘라먹고 있는 셈이다.


스트레스. 긴장. 강박. 불안. 초조. 분노. 좌절.


모두 심장의 박동수를 올리는 상황들이다. 살아가다 보면 겪게 되는 이런 상황을 피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런 상황에서 심장 박동이 올라가지 않도록 잡을 수 있는 성정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일찍 죽어.....


세상사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욕심을 내려놓고. 너무 잘하려는 욕심도 내려놓고. 남을 원망하는 마음도 다스려야 한다.


어려운 상황에 처하더라도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공을 쌓아야 한다. 특히 나이 들수록 더 필요한 내공이다. 얼마 안 남은 수명을 스스로 깎아 먹을 수는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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