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와 높은 자리를 탐하는 권력지향적인 사람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누구나 고위직과 권력을 가진 자리를 탐한다. 소위 출세라는 게, 그런 힘을 거머쥐는 걸로 착각한다.
어떤 자리이든 그 자리에는 권한과 책임이 동시에 공존한다.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동시에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 있다. 대통령은 대통령령을 제정할 수 있는 권한과 입법부에서 통과시킨 법률도 거부할 수 있는 거부권이 있다. 반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해야 하며 나라가 잘되는 방향으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기업의 대표이사는 인사와 재무, 사업전반에 대한 결정을 할 권한을 갖지만 동시에 회사를 건강하고 건전하게 성장 발전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릇이 작은 사람은 그 자리가 가져다주는 권한과 권력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그릇이 큰 사람은 권한보다 자신이 맡게 될 의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성심 성의껏 그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끔 그런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주어진 권한과 권력을 행사한다.
반면 소인은 조그만 권한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 권한을 자신의 위신과 입장 또는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악용하고 남용한다. 조그만 꼬투리를 잡아서 부하직원을 이렇게 저렇게 괴롭히면서 자신이 가진 권력에 만족감을 느끼는 상사는 협량한 소시오패스이다. 직장 생활하다 보면 이런 상사나 고참을 자주 만나게 된다.
소인배는 권한과 권력만을 탐하고 군자는 의무와 책무를 다하지 못할까 염려한다.
많은 사람들이 출세와 입신양명을 오해하고 있다. 훌륭하지 않은 사람이 권력을 가지면 올바르게 권한을 사용하지 않는다. 주어진 권한을 자신의 사적 이익이나 사적 욕망을 위해 사용하곤 한다.
자리에 부여된 의무와 책무를 감안하면 현명한 사람은 두려워하고 어려워한다. 그래서 함부로 덥석 그 자리를 맡지 않는다. 심사숙고하고 때론 고사한다.
자리가 주는 책임과 의무를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다. 자리에 따라 부여되는 권한과 권력, 여러가지 혜택과 의전만 탐하는 사회는 천박하고 경박한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