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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수씨 홍시아빠 Jan 20. 2018

고요한 일상을 보내며

함수씨일기(2018.01.19. 금)

피곤하고

일은 중첩되어서 이젠 원색의 무게가 느껴지고,

자고 일어날 때 스트레칭 한번 시원하게 못하고 

후다닥 쫒기듯 일상에 나를 끼워맞춰 지낸 한주가 지났다.


주말 잘 보내요!


금요일의 퇴근인사는 꽤나 여유를 선물해주는 말이지만,

주말도 녹록치 않음을 알기에, 퇴근을 바로하기는 싫다.


불금.

언제부터 이 말이 생겨난 것일까.

금요일 밤에 저녁약속이나 뭐라도 없으면

괜시리 속상하고 답답해지는걸 보면, 

나도 유행을 따르는 사람이었나 ㅎ.


뒤척뒤척 대다가 9시쯤 사무실을 나왔다.

거리에는 이미 저녁식사로 1차음주를 마친 사람들이 보인다.

버스는 이런 날 더 늦게 오는것 같지만, 다행히 빈자리가 있을 시간이다.


빈자리는 없다.

한강다리를 지날 때 야경을 보기 싫어서 포털 사이트의 뉴스를 뒤적거린다.

내릴 정거장 보다 한 정거장을 더 건너가서 할인마트에 간다.

별로 싸지도 않은 이 마트는 그날그날 특정한 물건만 세일을 팍팍 하는데,

늘 사는 바나나가 세일을 하면 2-3다발을 사들고 오곤 한다.


바나나1다발, 라면과 과자, 강아지 간식.

손에들고 집까지 골목을 걸어온다.

문을 열면 오늘 14시간을 집에서 혼자 기다린 강아지가 뛰어나온다.

바로 옥상으로 올라간다. 아침과 저녁에 강아지가 바람쐬며 소변을 시원하게 보고

나와 뺑뺑이 달리기로 잠시 노는 곳이다.

그나마 집 뒤로 병풍처럼 아파트가 들어서서. 밤 늦게 올라가면 아파트의 강아지들이 짖어대서

너무 늦은 시간은 피하고, 그래도 올라가면 아파트쪽의 반대편으로 와서 하늘을 구경한다.

한참 놀아주다가 하늘을 바라보면 강아지는 알아서 쉬야를 하고 달려온다.


미세먼지로 하늘이 뽀얗다. 

미세먼지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흐릿한건 맞다.

달이 보이지 않는다, 공기가 조금 따뜻해졌다.


방으로 내려와서 화분들에게 스프레이를 한다.

강아지 발을 닦아주고, 터그 놀이를 하고 꼭 안아준다.

할것들을 해야지 하고 컴퓨터를 켜고 잠시 방청소를 한다.


집에와서까지 몇 마디 하질 않았다.

아무리 혼자 다닌다 해도 나의 일상은 고요하다.

혼자말, 독백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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