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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우 Jan 19. 2018

하코다테 카네모리 아카렌가 창고군 아침 풍경

홋카이도 여행 에세이





하코다테 카네모리 아카렌가 아침 풍경




  그 느낌 아는가? 너무 오랫동안 걷고 추위에 노출되면 밤에 잘 때 잠이 너무 잘 온다는 사실. 자고 또 자도 더 자고 싶은 그 육체의 바램은 배가 고파와야만 그 기세가 꺾인다. 집에서도 거의 챙겨 먹지 않는 아침을 여행을 할 때면 귀신같이 찾아 먹고, 매번 스마트폰만 쳐다보던 나도 이곳에서는 그저 알람에 불과하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매우 가까운 나라지만 서양의 문물을 일찍 받아들인 만큼 생김새가 많이 다르다. 때문에 흥미로운 풍경들이 가득한 나라다.

밤이 일찍 찾아온다고 해서 아침도 일찍 오는 것은 아닌 이곳 홋카이도 하코다테. 평소 여행 같았으면 일출을 보기 위해서 높은 곳으로 향했겠지만, 잠에서 깬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귀찮아진다. 대신 하코다테 아침 시장에 방문해서 맛있는 식사를 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아침 시장까지는 걸어서 약 20분, 풍경이라곤 버스와 트램이 움직이는 도로와 눈 쌓인 도보 그리고 하코다테 역으로 향하는 여행 마지막 날의 여행자들. 나는 홋카이도에 막 도착했지만, 벌써 이곳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은 아마 삿포로나 오타루 또는 비에이로 향할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고향으로 떠나든지.

홋카이도 여행의 둘째 날은 전날 밤에 봤던 붉은벽돌창고군, 즉 카네모리 아카렌가에서 아침을 보낸다.












홋카이도 여행에서 가장 비싸게 주고 사 먹은 요리, 그냥 다양한 해산물 덮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게살과 연어알을 밤 위에 얹어서 아주 맛있게 먹는 요리다. 이 요리 하나에 약 2,000엔을 하니깐 우리나라 돈으로 2만 원이 넘는 셈이다. VAT는 별도니깐.


함께 주는 미소 된장국이 왜 이렇게 맛있지? 직원을 불러서 하나 더 달라고 하니깐 역시 100엔. 쿨하게 포기한다. 그래도 아침 식사를 아주 거하게 먹었다. 일본에서 한 끼로 든든하기 힘들지만, 이 요리로 나는 배부름을 찾았다.



카네모리 아카렌가 창고군 (붉은벽돌창고군)

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카네모리 아카렌가 창고군이 있다. 걸어서 약 20분. 하코다테에서는 야경 전망대와 더불어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로 붉은 벽돌로 된 창고 속으로 들어가면 매우 다양한 상점들을 만나볼 수 있다. 쇼핑이 내 취향은 아니지만 아내에게 이곳을 보여주니 당장이라도 홋카이도에 달려올 기세다. 이곳은 연인이 꼭 함께 와야 할 공간이다. 남자 혼자서 걷기에는 아까운 풍경과 볼거리가 있다. 결혼을 했지만 왜 외로울까? 이 눈꽃나라에서 뭔가 허전함을 느낀다.



그렇게 춥진 않았다. 매우 상쾌했던 아침 그리고 시원한 풍경이 나를 반겼다.




아직 상점을 열지 않았는지 사람이 없다. 맛있는 우유나 초콜릿을 하나 사 먹을까 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구름이 비친 바다가 좋다. 부산처럼 이곳에도 요트가 가득한 이유는 무역항의 기능보다는 이젠 레저를 즐기는 기능이 많아졌기 때문일까? 미세먼지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스마트폰을 꺼내서 사진을 찰칵! 그리고 아내에게 톡을 보낸다. 이렇게 예쁜 풍경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공유해야 된다고.



사람이 몰려드니, 택시들이 줄을 서고 상점들도 하나둘씩 문을 열기 시작한다. 로이스 초콜릿을 하나 사 먹을 시간이 됐다. 홋카이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디저트. 집에 갈 때 가장 많이 구매해야 되는 선물. 생초콜릿을 좋아한다.



아침 풍경을 보고 나니, 벌써 점심시간이다. 카네모리 아카렌가를 구경하고 이 근처에서 맛있는 라멘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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