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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네살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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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Apr 24. 2024

변덕쟁이 둘이 삽니다.

부부는 전생에 원수였다는 말이 있다.

살면서 지극히 공감하게 된 말이다.


남편과 내가 전생의 원수였다면,

톰과 제리처럼 귀엽게 투닥거리는 앙숙이 아니라

저놈의 목을 베라며 소리치던 살벌하던 원수가 아니었을까 싶다.


남편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나도 남편을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는 가장 격렬하게 서로를 비난하고 물어뜯고

그런데도 같이 살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서로를 위하고, 사랑해 주고, 웃으며 밥을 먹는다.


가끔 우리가 미치광이 같다

이 변덕쟁이들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부부사이는 둘 말고 알 수가 없다.

점심때 불같이 싸우고 저녁때 하하 호호 같이 웃는 이상한 사람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가 맞다.


그래서 나는 남의 부부싸움, 배우자 흉을 편들어주지 않는다.

이러다가 또 화해할 거면서!

나만 이상한 사람 될 거지 또!

어디가서 함부로 하소연 하거나

남편 흉을 보면 안되는 이유다.


너무나 평화로워 보이고 잔잔해 보이는

사이좋은 부부도 내면은 파도가 치는지

남들은 알 길이 없다.


오늘 이혼을 하네마네

목구멍까지 넘어오는 말을 넘기면

또 내일은 역시 너랑 결혼하길 잘했어

이런 말을 하는 버라이어티 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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