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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Apr 12. 2024

아이는 언제 낳을 거야?

나와 남편은 결혼한 지는 얼마 안 된 신혼이지만

둘 다 나이가 충분히 많고 연애를 8년쯤 했다.

그럼 결혼 후 바로 아이 갖기를 하라는

얘기를 엄청 많이 들었다.


나도 알고 있다.

육아는 체력전이라는 것을...

그리고 남편도 시부모님도

모두가 아이를 엄청 좋아한다.

그리고 원하고 있다.


나도 결혼하자마자

애 언제 낳냐는 말을

무진장 많이 들었다.

그게 별로 스트레스는 아니다.

낳을 거니까... 언젠가....


나도 아이를 낳고 싶다.

그런데 임신과 출산 과정이

사실 좀 껄끄럽다.


남편이 대신해 준다면

지금이라도 바로 좋아! 할 텐데

그걸 온전히 내 몸으로 하려니

걱정과 불안이 앞선달까

또 육아는? 어떻게 하지...


물론 안 낳을 생각은 아니지만

아이를 낳기 전에 하고 싶은 게 많다.

남편은 낳고 하면 되잖아!

했지만... 글쎄...

육아하고 나에게 그걸 하고 싶은 체력과 마음이

남아있을까? 하면 그건 아닌 거 같다.

일을 나서서 하고 싶어 하진 않지만

맡은 일엔 최선을 다하는 성격이라

다 희생하고 육아에 올인할 스타일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건 올해 엄청나게 바쁘게 하고 있다.


남편 친구들은 다들 어엿한 애아빠다.

모임에 나가면 세상 행복한 얼굴로

남의 아이들을 본다.


나도 아이를 좋아하지만

직업적으로 아이를 많이 봐서

남편이 쉬는 날에 친구네 아이 껴서

같이 놀자! 하면 약간 뒷걸음질 치게 된다.

(매일 보기 때문이다...)

내 아이는 다르다고 그럴 거란 걸 알지만...


결혼 전에도 엄마가 미리 살림 좀 배워라 하면

어차피 평생 해야 할 거 쉴 수 있을래 쉴랭...

하며 안 했던 사람이고

지금 살림을 잘하고 있지만

그때 배울걸 하는 후회는 없다.

(안 할 수 있을 때 누리는 것도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아이가 주는 행복과 감사를 알지만

그만큼 육아의 고충도 가까이서 봤기 때문에

현실적 어려움을 아니까 양가감정이 든다.


또 아이가 누구에게나 쉽게 생기는 게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감히 낳기 싫다는 말도 못 한다.

생기면 감지덕지란 사실도 안다.


입양 관련 업무를 하면서

준비되면 낳아야지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배웠다.

(내가 준비가 다 되었는데 뒤늦게 난임이나 불임인걸 알게 되면 시술 가능한 시기를 훌쩍 넘어버렸을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여성이 평생 배출하는

난자 개수는 정해져 있다는데


내 한정판 난자는...

이대로 낭비되어도 괜찮은가?

별 별 생각을 다한다.


임신한 친구가 그런 말을 했다.

아직은 내가 애미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당연하다. 우리는 모두 후천적 부모이니까...


어쩌면 결혼도 약간 끄트머리에서 했는데

출산도 마지노선에서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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