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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직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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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Jun 11. 2024

전 직장 이야기(공항)

나는 아르바이트나 직장이나 여기저기 기웃기웃 많이 했었다.


현 업계에 오기 전, 코로나 이전까지 나는 공항근무를 했다.

뭐 공항직원 같은 건 아니고 외국인들에게 위치 안내나 길 찾기를 해주는 인포 직원 역할이었다.

비록 작은 일이었지만 이 사람들이 날 찾아왔을 때 한국땅에서 처음 보는 현지인이 나 아닐까 라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친절하게 대해줬다.

교대근무였고 공항은 멀었지만, 공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재밌었다.

가끔 마약탐지견들 노즈워킹하러 오는 산책 구경을 하거나 직원 식당에 가거나, 직원들 휴게실에서 자거나

나름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이때 남은 습관이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소독

코로나가 터지고 공항이 제일 먼저 마스크를 썼다.

직원들도 손소독이나 키보드 마우스 소독 등을 철저히 했다.

이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단 한 번도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는데

마스크를 쓰고, 자주 손 씻는 게 습관이 되어서

지금도 나는 출근하면 매일 바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닦는다.

(그래서 현 직장 내 코로나가 돌았을 때도 안 걸렸다..)


두 번째는 낮잠

원래는 성격이 예민한 편이라 아무 데서나 잘 못 잤었는데 교대근무 특성상 휴게실에서 밥 먹고 자는 시간이 따로 있었다.

처음엔 낯선 데서 잘 못 잤는데 습관이 되고 보니

이제는 아무 데서나 잘자며

점심시간에 낮잠을 안 자면 너무 피곤하다.

그래서 지금도 점심시간을 쪼개서

40분 낮잠, 남은 20분을 식사를 한다.


이 능력이 최대로 빛을 발하는 건

외국 나가서 항공기 경유할 때

공항에서도 조용하고 어둡게만 하면 잠들 수 있다.

남편은 못 잤다고 툴툴거려도 난 너무나 잘 자서

특기가 공항 노숙일 정도로 변했다.


서비스직은 나랑 참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지만

대부분 여행을 오는 사람들은 돈을 쓰러,

휴가와 같은 좋은 기분으로 오기 때문에

크게 진상은 없었다.

손님에게서 오는 스트레스는 크지 않았다.

나름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남들 쉬거나 일하는 시간을 맞추기 어렵고

엄청 새벽에 나가거나 매우 늦게 퇴근하거나

하는 단점이 있었다.

가끔 새벽에 내가 일 나가다 사고가 나거나 갑자기 아프면 업무 빵꾸나는거 아니야? 이런 두려움은 있었다.


직원들끼리도 좀 젊은 분위기라 으쌰으쌰 재밌었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 희망퇴직을 받고

하나 둘 뿔뿔이 흩어지면서 와해되었다.


그래서 코로나가 종식될 무렵

다시 돌아갈 거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업계에서 다시 나를 찾을지도 모르겠고

현직장 쪽 연차도 쌓여버려서 돌아갈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나한테는 꽤나 재밌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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