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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희연 작가 Aug 13. 2019

자기 대접은 자기가 받는 법이다.

유투브 차희연 박사의 심리 TV

"너 먹는거 좋아하쟎아. 이거 다 너 먹어."
이 말에는 비꼬는 의미가 숨어있다.
'너 먹을거 좋아하게 생겼어.'
이 말은 배려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무시하는 말이다.

진짜 배려한다면 이렇게 물어봤어야 했다.
"이거 좋아하나봐. 더 줄까?"
단 한 문장의 말에 상대방을 비하하는지 존중하는지 배려하는지 무시하는지 모두 알 수 있다.

자신을 무시하는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1번 "감사합니다. 잘먹겠습니다."
2번 "이 음식이 맛있네요. 먹는것이라고 아무거나 (쳐)먹지는 않아요."
3번 짜증내며 삐져있는다.

상대방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알면서 상대방과의 좋은 관계를 위해서 단 한마디도 못하고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은 상대방의 말에 대한 동의한다는 의미이다.

'그래. 너 말대로 나 뚱뚱하니까 아무거나 잘 먹어요. 그러니 그렇게 무시하세요.'

상대방의 비하나 무시를 단 한번 수긍했을 뿐이지만 앞으로 이 사람은 은연중에 무시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상대방을 무시하지도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애초에 이런 말 실수를 안한다.
그래서 이런 말들은 농담이 될 수도 없고 실수도 아닌거다.

초보 빙그레 쌍년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아주 작은 사소한 단서이다.
이런 단서는 어디서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아주 간단하다.
모든 인간은 자기가 자기를 평가하는대로 남을 평가한다
자신이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고스란히 관계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나 뚱뚱해. 너무 볼품없어. 뚱뚱해서 사람들이 싫어할꺼야.'
스스로 뚱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를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뚱뚱하면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데, 과연 기분 나쁨을 상대방에게 표현할 수 있을까?
자신에 대한 자기 존중이 낮기 때문에 타인이 존중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다.

"야. 너는 일을 그따구밖에 못해?"
상사가 이렇게 아침부터 짜증을 낸다.
영문을 모른 채 욕먹고 있어서 짜증이 몰려왔다.
하지만 직장 상사 아닌가.
그냥 욕을 먹고 말지. 짜증 난다고 해서 자초지종을 물어볼 수도 없고 괜히 물어봤다가 욕만 더 먹을 것 같아서 참기로 했다.
잘못한 것이 없어서 차마 '죄송하다'는 말은 안나와서 입을 꾹 닫고 그 욕을 다 먹고 있다.

'직장 상사를 어떻게 하겠는가. 내가 욕한번 먹으면 끝나는 일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이것도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낮춰 놓는 것이다.
자기가 욕먹을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유 없이 욕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직장에 늦게 들어와서 아직 일을 잘 못하는 이유가 다짜고짜 욕먹어도 되는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따님이 참 순하고 착하십니다. 어차피 결혼해서 맞벌이하면 애 키우는 값이 더 드는데 회사 그만 두고 집에 있어서 좋네요. 내조 잘 하면 되지요. 결혼식도 조촐하게 하시지요."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나온 대사이다.
그러자 딸을 보내야 하는 엄마가 말했다.
"저희도 이렇게 얼렁뚱땅 딸레미 보낼 생각 없습니다. 남들 다 하고 식도 올려야겠습니다."

상견례가 끝나고 딸 시집 안보낼꺼냐면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다.
딸이 엄마에게 대체 왜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렇게 대답했다.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아서 그랬다. 너 순하다 싹싹하다 그 말이 칭찬인줄 아나? 그게 다 시부모 말 잘 듣고 찍소리 하지 마라. 이뜻이다. 결혼식 안하는 것도 혼전에 같이 산다고 무시하는게 아니면 뭔데?"

꼬아서 생각하지 말라는 딸에게 물었다.
결혼은 왜 하려고 하는지. 결혼 후에도 일은 할 것인지. 작가인 딸이 결혼 후에도 글을 쓸 것인지 물었다.
작가 딸은 시집가면 안할꺼라고 했다.
엄마가 말했다.
"그러면 취집한거네. 시집이 아니고. 취집하려면 제대로 (존중받으며) 하던가. 남들 다 받는 백(bag)하나도 못받으면서. "
"뭔 가진게 있어야 받지. 집안이 이리 가난한데 뭘 내세우고 달라고 하나."

딸은 자신의 직업도 집안도 변변치 않으니 상대방이 자신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더라도 그럴만 하다는 말을 한거다.

얼마 전 누군가가 나한테 결혼에 대해서 물어봤다.
"대표님은 결혼 안하세요?"
농담으로 이렇게 말했다.
"집하고 차 사오면 결혼 하려구요."
이 말을 하자마자 배꼽잡고 웃었다.
20대도 아니고 나이 마흔 넘은 여자가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것이 웃겼다.
한바탕 웃고 나서 내가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버는 돈이 얼만데. 날 데려가면 지금까지의 자산과 앞으로 수십년간 벌어들일 돈과 함께 가는건데 당연한거 아니예요?"
즉 나 자신의 가치는 나이가 아니라 경제적 활동과 함께 들어있는 현명함과 경험 등의 숨겨진 것까지를 말한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나이로 팔려가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가치를 제대로 존중 받겠다는 의미였다.
물론 집과 차를 가져오라는 의미가 아니라 경제적 가치부터 정서적 가치까지 나와 함께 그 모든 가치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닌 사람을 만나기 바라는 것이다.

자신이 스스로를 가치있게 바라보면 자신을 무시하거나 무례하게 말하는 사람을 주변에 놔두지 않는다.
더 나아가서 상대방이 자신을 존중하게 만든다.

"말이 실수로 나온 것 같은데 맞죠?"
"뇌를 거치지 않고 말이 먼저 나온것 같은데요"
"말이 입에서 흘렀네요. 얼른 주워야 할텐데."
농담처럼 할 수 있는 말은 많다.

자기 대접은 자기가 받는 법이다.
좋은 관계유지를 위해서 상대방의 무례함을 놔두는 것은 자기를 스스로 무시하는 것이다.

예쁜 꽃을 보며 쓰레기라고 말하는데 가만히 있는 것은
상대방의 말에 동의 한다는 뜻이다.

글 차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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