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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하다 Jan 09. 2020

그놈의 노션, 3개월 사용기

Notion, 노션을 3개월 써보고 느낀 가능성과 불편함

요즘 많이 이야기가 나오는 생산성 도구인 노션, Notion을 3개월 동안 사용해보았다. 노션은 확실히 기존의 노트앱이나 생산성앱에 비하면 장점이 많은 도구다.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이야기를 정리해보자. 물론 장점만 있던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3개월을 쓰면서 불편했던 단점도 아래에 이어서 쓰려고 한다.

Notion, 그놈의 노션, 노션이 뭐길래!


디자인이 예쁘고, 블록 기능이 있고, 마크다운과 하이퍼텍스트가 된다!

노션을 실행시키자마자 제일 먼저 느껴지는 장점은 깔끔한 디자인이다. 에버노트랑 같이 실행시켜 놓고 보면 아무리 봐도 에버노트가 못생겨 보인다. 물론 디자인은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라서 명확하게 에버노트보다 좋은 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에버노트를 비롯한 기존 노트앱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장점은 블록 개념이다. 블록을 이용해서 문장의 덩어리들을 쉽게 옮기고 배치하는 게 가능하다. 일부러 표나 단을 만들지 않아도 간편하게 끌어서 옮기는 것만으로 대체의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신선했고, 왜 그동안 다른 워드프로세서나 노트앱에선 이런 기능이 없었나 싶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마크다운과 하이퍼텍스트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마크다운과 하이퍼텍스트 개념이 들어가 있는 덕분에 매우 간단한 워드프로세서로 사용이 가능하고, 하이퍼텍스트 개념 덕분에 맘만 먹으면 노션 내에 개인 위키를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까지만 해도 노션은 충분히 쓸만한 도구, 쓸만한 앱이다.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조직적으로 정리할 수 있고, 마크다운은 한 번 익숙해지면 편리한 방식이다. 게다가 뭔가 깔끔하고 예뻐 보인다는 거 정말 중요한 덕목이다.


그런데 테이블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노션을 반도 쓰지 못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일단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진짜 노션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테이블의 고수

노션에서 블록보다도 더 혁신적이라고 느껴졌던 것은 Table이었다. 테이블을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하면 그것을 활용해 칸반보드, 캘린더, 리스트, 갤러리로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노션을 쓰면서 가장 감동받았던 부분이다. 노션이 단순한 노트앱이 아닌 진정한 생산성 도구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테이블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혼자 노션을 사용하고 있지만 범위를 더 넓여서 활용한다면 여러 명이 함께 하는 협업 작업도 노션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테이블을 잘 활용하면 진행사항이나 일정관리 등을 한 번에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일정관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구글 캘린더다. 구글 캘린더가 아니라도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캘린더 앱을 활용하고 있는데, 그중에 구글 캘린더를 가장 많이 익숙하게 쓰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회사에서나 개인적으로나 구글 캘린더를 잘 활용했는데, 항상 가장 불편하다고 느꼈던 점은 해쉬태그로 카테고라이징을 못한다는 것과 진행 사항 표시를 못한다는 것이었다.


캘린더를 여러 개 만들어서 구분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일에 따라 복수에 포함되어야 하는 경우라면 이때부터 좀 복잡해진다. 그렇다고 이걸 여러 개의 캘린더에 죄다 등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캘린더에서 이보다 더 치명적인 단점은 진행 사항 표시를 못하는 점이었다. 일정상으론 지나갔는데 내가 이걸 했는지, 안 했는지, 했다면 얼마나 했는지 같은 걸 표시하는 게 불가능했다. 그러다 보니 한참 지나가서야 아차 이거 놓쳤지 하고 보는 경우가 종종 생겼었다.

Database를 '잘' 구축하는 게 노션 활용의 핵심이라면 핵심이다.


노션이라면?

노션에서는 이름, 내용, 진행사항, 태그, 날짜 같은 식으로 테이블을 구성한 뒤 이걸 캘린더로 보면, 그동안 구글 캘린더를 쓰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완벽하게 긁어준다! (물론 약간의 세팅은 필요하고, 그에 대해선 나중에 따로 글을 써볼 생각이다.)


그리고 이걸 다시 진행사항이나 태그 기준으로 칸반보드 형태로 구성해서 보면, 캘린더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형태로 정렬해서 볼 수 있다. 일정에 얽매이는 데신 중요도나 진행 사항 혹은 태그를 해놓은 분류에 따라 보는 게 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중요한 일에는 태그로 '중요'라는 표시를 붙여놓고, '중요'라고 태그를 붙여놓은 것들만 진행 사항에 따라서 칸반보드에 띄워서 보는 게 가능하다.


세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이 가능한 자유도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덕분에 처음 테이블을 만들 때 상당한 진입장벽이 있었지만 익숙해지고 나니 테이블이야 말로 노션의 진면목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세상에 좋기만 한 건 없더라.

그러나 노션이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었다.

처음 페이지가 열릴 땐 인내심이 필요하다.

콩깍지가 씌어서 "노션 최고!"를 외치던 시기가 지나기 시작하니 단점도 눈에 들어왔다. 가장 크게 다가온 단점은 느린 실행 속도와 높은 진입장벽이었다.


노션은 민첩하지 않다. 처음 노션을 쓸 때는 괜찮았는데, 데이터가 쌓이다 보니 어느새 노션이 실행되는 데 시간이 꽤 걸리기 시작했다. 페이지에 따라 짧게는 1초, 길게는 3초 정도가 걸리기도 하는데, 체감상으로는 10초 이상이다. 다행스럽게도 일단 페이지가 열리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순발력이 생겨서 노션으로 작업하는 데 크게 거슬리는 일은 없다.


처음 페이지가 열리는 데 시간이 걸리다 보니 생긴 버릇 중에 하나가 바로 노션을 켜는 대신 메모장을 먼저 실행시켜서 일단 메모장에 쓰고, 그것을 나중에 노션에 옮겨 붙이는 버릇이다. 그럴 필요 없이 노션이 빠르게 열리면 좋겠지만 그러기에 노션은 부팅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버릇처럼 메모장에 쓴 내용을 노션으로 옮길 때마다 노션의 순발력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노션은 어려운 도구다. 테이블을 잘 활용해야 노션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그 테이블을 제대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진입장벽이 높다. 노션을 처음 실행시켰을 때의 당혹스러움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뭔가 템플릿도 많고, 표도 만들 수 있고, 보드도 만들 수 있고,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은데, 정작 뭘 하라는 건지는 모르겠고, 노션 좋다는 게 왜 좋다는 건지 당최 이해가 안 되는 시기가 있었다.


이제와서는 노션이 이래서 좋다, 저래서 좋다 할 말이 많아졌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분명 짧지 않다. 3개월 이전 시점에 한 차례 노션을 설치해 사용했었는데, 그때는 노션이 왜 그렇게 새롭고 좋은지 알아채지 못하고 지웠다.


이전의 나처럼 노션 좋다고 해서 깔아봤는데, 

뭐가 좋다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은 숫자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노션은 좋은 도구

좋은 점도 있고, 불만도 있지만 지금까지 써왔던 여러 가지 도구 중 노션이 가장 내가 머리 속에 그려왔던 이상적인 도구에 가깝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누군가 노션 어떠냐고 물어보면 나는 바로 좋은 도구라고, 잘 쓰면 정말 좋은 도구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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