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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하다 Mar 01. 2020

권하다 포스트잇 활용법

포스트잇만 잘 활용해도 생산성이 올라간다!

일을 하면서 포스트잇을 참 많이 사용한다. 지금은 노션을 사용하면서 포스트잇 사용량이 예전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포스트잇을 많이 쓰고 있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에 하나라는 포스트잇은 사람마다 활용하는 방법이 제각각인데, 나처럼 활용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었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도 내 책상을 보고, 무슨 방식인지 많이 궁금해했었다. 보통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책상에 항상 포스트잇이 여기저기 쌓여있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쓰다 보니 선물로 포스트잇을 왕창 받은 적도 있다.

지금도 책상 한쪽엔 포스트잇이 이렇게 쌓여있다.

떼어서 붙이지 말고 쌓아라

내가 활용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일단 뭔가 할 일을 생기면 바로 포스트잇에 메모를 해서 그대로 쌓아둔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포스트잇을 떼어서 어딘가에 붙이지 않은 상태로 둔다는 점이다.


그렇게 쌓아 두다 보면 되면 할 일을 적혀 있는 포스트잇 덩어리가 여러 개 책상 위에 있게 된다. 이때 일부러 다양한 색상의 포스트잇을 사용했는 데, 쌓아놓고 옆에만 봐도 일의 몇 가지나 쌓였는지 시각적으로 바로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다양한 색을 활용했다. 일종의 "Todolist Stack"을 만든 셈이다.


쌓여있는 포스트잇 덩어리는 주로 퇴근하기 직전에 정리를 했다. 바로 내일 출근하면 이것부터 꼭 해야 한다는 것들은 아예 키보드 위에 올려놓아서 출근하자마자 그걸 확인하고 치우지 않으면 다른 일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두었다.


그 다음으로는 우선순위가 높은 것, 빠르게 처리해서 넘길 수 있는 것 등을 기준으로 포스트잇 덩어리의 순서를 정리해서 쌓아두었다. 개인 업무만 정리하다보니 길어야 10분이면 끝나는 작업이었다.

키보드를 쓰려면 할 일을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포스트잇에 메모한 내용이 정규 문서화가 되거나 포스트잇에 적었던 작업을 완료하면 떼어서 한 곳에 모아놨다. 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컵에 모았다. 처음에는 떼어서 그냥 버렸는데, 버리다 보니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지만 메모 자체를 다시 찾아봐야 할 일이 생기면 난감해졌다.


이 방식은 단순한 방법이지만 생각보다 효율이 괜찮았던 방법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보드에 붙이지 않고 쓰는 '개인용 칸반 보드'인 셈이다.


Simple is best, 색깔에는 의미를 두지 않아요

이렇게 하면서 책상에 포스트잇을 쌓아놓고 쓰다 보니 자리를 본 동료들은 포스트잇 색깔별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색깔은 그저 일이 얼마나 쌓였는지 확인하는 용도일 뿐이지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


언젠가는 포스트잇의 바탕색에 의미를 부여해보기도 했었는데, 외려 색에 부여된 의미를 쫓느라 혼란스러워지기만 했다.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차라리 메모 한쪽에 별을 그려서 표시를 하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했다. 포스트잇의 색깔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이즈도 여러 가지를 쓰고 하면 처음에는 뭔가 꾸미는 맛이 있어서 좋아 보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복잡도가 올라가고, 정리가 어려워지기만 했다.


그렇게 어느 시점부터 포스트잇은 모두 동일한 손바닥 사이즈의 정사각형 포스트잇만 사용했다. 그러니까 효율이 좋으려면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야 한다.

이렇게 다양한 포스트잇이 있어도 쓰다보면 쓰던 것만 쓰게 된다.

꼭 포스트잇으로 할 필요는 없지만 포스트잇을 대체할 만한 것도 없다

지금까지 설명한 방법은 반드시 포스트잇이어야만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일반 메모지로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런데 의외로 메모지는 포스트잇처럼 다양한 색으로 나오지 않을뿐더러 규격도 제멋대로인 경우가 많다. 포스트잇도 규격이 꽤나 다양하지만 대체로 3M에서 나온 오리지널 포스트잇의 규격을 많이 따르고 있다. 어디 가나 구하기도 좋고, 규격도 상당히 통일되어 있고, 여차하면 오리지널을 사면 되니, 포스트잇을 따라올만한 도구를 찾기 어렵다.


게다가 떼어서 여기저기 붙이기도 좋았다. 어떨 때는 할 일을 적은 포스트잇은 떼어서 모니터에 붙여두고 거기에만 집중하는 용도로 쓰기도 했다.


그런데 온라인은요?

이 방법은 오프라인 전용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것도 여기 저기 다니는 일이 별로 없이 주로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일하는 사람이 쓰기 좋은 방식이다. 매번 일할 때마다 포스트잇 덩어리를 바리바리 챙겨서 들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오프라인 전용이고, 혼자 보기에 좋다보니 협업에 쓰기 어려운 방식이라는 것도 한계 중 하나다. 팀 단위로 쓴다면 화이트 보드 하나 갖다놓고 칸반보드를 만들어서 쓰는 편이 괜찮다.


또 다른 한계는 포스트잇의 크기에서 오는 한계다. 정보량이 많아지다 보면 경우에 따라 포스트잇 한장에 다 담기 어려워 지는 경우가 생긴다. 처음 할 일을 메모할 때, 한 장으로 모자라서 넘겨서 다음장에 쓰고, 또 넘겨서 다음장에 쓰고 이렇게 두 세 장 정도면 그나마 괜찮다. 그 이상을 넘어서 5~6장 씩 되면 포스트잇이라는 작은 지면의 특성 상 기록하기도 불편하고, 정리하기도 불편했다. 정보량이 많아 여러 장에 걸쳐서 기록한 내용은 결국 나중에 시간을 들여 그것을 쪼개는 작업이 별도로 필요했다. 


이런저런 한계 때문에 잘 쓰다가도 한 번씩 다른 방법이 없나 많이 두리번 거리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생산성 도구를 알아보고 써보게 되었다. 


그럼에도 또 다시 포스트잇

지금까지 이 글의 모든 내용은 할 일을 놓치지 않고 제 때에 잘 수행하기 위한 방법이다. 

도구를 마련하고, 사용법만 익힌다고 끝이 아니다. 이런 방법도 있구나 하고 잠시 잠깐 "일잘할"이 되는 듯한 기분만 느끼고 그걸로 끝나면 별 소용이 없다. 실제로 적용해보면서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변형을 하거나 기존에 사용하던 방식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활용을 해야한다. 


만약 따로 쓰는 방법이 없다면 바로 포스트잇을 사다가 아래의 내용을 무작정 따라하기 식으로 해봐도 좋다.

할 일을 생기면 바로 포스트잇에 메모를 해서 그대로 쌓아둔다.

퇴근하기 직전에 우선순위가 높은 것, 빠르게 처리해서 넘길 수 있는 것 등을 기준으로 포스트잇 덩어리의 순서를 정리해서 쌓아두는 식으로 정리를 한다. 만약 출근하자마자 꼭 해야하는 일이 있다면 아예 키보드 위에 올려놓아 출근하자마자 볼 수 밖에 없도록 해놓는다.

정규 문서화가 되거나 완료한 내용은 떼어서 한 곳에 모은다. (떼어서 보아둔 것은 나중에 회고를 하거나 보고를 쓸 때, 혹은 했던 작업 내용이 잘 기억 안날 때 확인해본다.)

이것은 포스트잇의 무덤, 지금은 작은 종이컵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대로 조금만 더 쓰면 폭발할 것 같다.

요즘에는 포스트잇 뿐만 아니라 노션, 에버노트, 아사나 같은 작업 관리, 정보 관리 도구까지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포스트잇을 활용하는 방법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하고, 보조도구로 여전히 많이 사용하고 있다. 버리지 못하고 계속 포스트잇을 쓰는 이유는 제일 간편하고 직관적이기 때문이다. 일단 펜을 들고 비어있는 포스트잇을 찾아 들기만 하면 되는데, 이보다 더 빠르게 준비를 할 수 있는 도구는 없다. 


노션, 에버노트, 아사나 같은 온라인 기반 도구는 제각각 특징, 장점,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시공간의 제약을 적게 받고, 여럿이 함께 협업하기에 좋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래도 포스트잇만큼 단순하고, 직관적이고,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온라인 도구는 아직 찾지 못했다. 


세상에 완벽한 건 없기 때문에

매일 같은 일을 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매일 같은 일만 하지는 않기 때문에 그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방법이 달라지다 보니 이것도 써보고, 저것도 써보고 하게 된다. 세상의 모든 것을 담는 그릇은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완벽한 도구는 없기에 복수의 도구를 활용해 자신 만의 방법으로 상호보완을 하는 것이 가장 정답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주욱 설명한 포스트잇 활용법이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로 꽤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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