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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덕 Nov 27. 2023

아내의 블로그에서 퍼온 글

어제는 남편의 예순다섯 살 생일이었어요.

길고 긴 직장생활을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온 지 5년..

남편은 사회의 물이 쏙 빠지고 연애할 때의 모습인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되돌아왔어요.


남편은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늘 일정한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했고 예민했으며 철저했습니다.

표현은 안 했지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남편은 무릎 나온 츄리닝 바지를 입고도, 수염이 덥수룩하고 머리에 새집을 지어도 모자하나 푹 눌러쓰고 아무렇지도 않게 외출을 합니다.

언제나 유쾌하며 자유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그의 모습 속에서 안쓰러움을 느낍니다.


남편은 가끔씩 다시 젊어지고 싶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지금 편안하다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힘에 겨웠다는 얘기겠지요.

이제는 부모님도 다 돌아가시고 아이들도 장성하여 자리를 잡았으니 자신을 위하며 건강한 노후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애썼어요

고생 많이 했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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