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분들과 브런치에게
난생 처음 '작가'라는 타이틀을 브런치로부터 받고나서, 유명무실한 아마추어 작가로서 부끄럽지 않게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었죠. 하지만 최근엔 글을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제 글은 부끄러운 수준에 머물러 있고, 그런 글을 누군가 읽는 것이 부끄럽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때문에 글을 안 쓴 것 또한 부끄럽네요 - 올해는 벌써부터 부끄러움이 풍년인가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움의 중심에서 부끄러운 글을 부끄러워하며 쓰는 이유는 여전히 제 브런치를 새롭게 구독하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막글(!)이나마 쓸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윗 단락까지의 글을 쓴지 오십하고도 삼일이 지났습니다. 지금부터 다시금 뻔뻔하게 글을 이어가보려 합니다. 다소 민망하긴 하지만 '꾸준하지 못해 미안해'라는 제목에 매우 적합한 글쓰기 방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글을 쓸 당시부터 계획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 이렇게 - 띄엄띄엄 글을 짓다 완성이 안 된채로- 흘러갈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또한 부인할 수 없을테지요. 미안합니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아준 브런치와 (허접스럽고 게으르지만 '꼴'에)작가랍시고 쓴 글들을 좋아해주시는 구독자 여러분께 죄송하단 말씀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로서는.
앞으로는 지금까지 보다는 (조금 덜)게으르게, 더욱 신중하게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이왕 기다리신 거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